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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박민식, '분당을' 두고 물밑 신경전?


입력 2023.11.10 06:30 수정 2023.11.10 16:51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두 사람 모두 분당을 출마 의지 확고한 상태

자연스럽게 내부 교통정리 될 것이란 관측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뉴시스

윤석열 정권의 명운을 가를 내년 4·10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을 두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사이의 물밑 신경전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현재 두 사람은 분당을 출마 의지가 확고한 상태다. 이 지역은 친명(친이재명)계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이 내리 재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여당 입장에선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김은혜 수석은 총선 출마 준비를 위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사퇴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대 총선 때 분당갑(현역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서 당선됐다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김 수석은 분당을 출마로 마음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선 김 수석의 정치적 체급과 인지도가 상당한 만큼, 민주당 강세 지역인 경기 남부권 중심지(수원·용인)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21대 총선 당시 수원 5개 선거구(갑·을·병·정·무)와 용인 4개 선거구(갑·을·병·정) 중 3곳은 민주당 몫으로 돌아갔다.


MBC 기자 출신의 김 수석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에 이어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데다, 용산 참모진으로 합류한 뒤 윤 대통령을 항상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만큼, 물리적·심리적으로 대통령과 가깝다는 평가다.


박민식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는 대로 연내 사직한다는 계획이다. 김 수석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박 장관은 분당을 외에 다른 지역 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부산 북강서갑(현역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서 재선(18·19대)을 지낸 만큼 '부산 복귀'를 은근히 기대하는 부산 정가의 여론도 존재하지만, 박 장관은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박 장관은 부산 출마설이 나올 때마다 측근들에게 "꼭 고향에서 정치를 하지 않아도, 고향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곤 한다고 한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박 장관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실장 등을 맡은 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보로 활동했었다. 지난해 국가보훈처장으로 임명됐다가 올해 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며 초대 장관이 됐다.


월남전 참전유공자 고(故) 박순유 중령의 아들인 박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국가정체성 바로 세우기'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분위기 조성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박 장관은 최근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현직 의원 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일명 마포포럼)에서 현 정부의 보훈 정책 등을 주제로 열띤 강연을 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두 사람의 분당을 출마 의지가 강하지만, 결국 자연스럽게 내부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 수석과 박 장관 모두 윤석열 정부의 중요한 정치적 자원인 만큼,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는 건 여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략공천 대신 경선이 원칙'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알려져 있지만, 분당을 지역은 예외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두 사람을 경선에 붙이거나, 총선을 앞두고 과도하게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은 당과 정부, 당사자 모두에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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