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출석 발언에 국민의힘 "소름끼치게 뻔뻔" [위기의 이재명 ③]

백현동 피의자로 출석한 이재명 "尹, 대가 치를 것"

김기현 "비리혐의자 신파극 연출에 국민 아연실색"

권성동 "본인도 못 믿을 블랙코미디 그만두길 바라"

與 "李, 시지프스 닮아…끝없는 죗값 결말 같을 것"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백현동 특혜 개발사건'의 피의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가했다. 피의자 신분임에도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포장했을 뿐만 아니라 신파극까지 연출하는 모습은 뻔뻔함을 넘어 소름이 끼쳤다는 게 요지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의 피의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과정에서 "저를 희생제물 삼아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 아니겠나.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수십 수백명이 이유 없이 목숨을 빼앗겨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로 두려움과 공포가 만연한 나라가 됐다"며 "이 모든 게 제 부족함으로 이 검찰 독재 정권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너무도 무겁게 어깨를 짓누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달도 차면 기울고 화무도 십일홍"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기억하십시오.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은 반드시 심판받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뻔뻔하다'고 발언하며 즉각 비판의 메시지를 내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력형 토건비리 범죄 혐의자가 조사 받으러 검찰청에 출석하는데 마치 영웅이 개선하는 듯한 모습"이라며 "항일독립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민주화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의아스럽다"고 비꼬았다.

이어 "검찰청 앞에서 희생제물, 탄압 운운하며 신파극을 연출하는 비리혐의자 모습에 상식을 가진 국민은 아연실색할 지경"며 "이 대표는 드라마틱한 신파극을 연출하려 자신을 마치 사이비 종교 교주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일찌감치 집결 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사건의 실체는 민관이 합작한 권력형 대규모 토건개발비리 사건"이라고 피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향해 "이 대표가 낭독한 본인의 입장문은 오늘날 민주당의 정치적 위선을 압축한 증거로써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강물은 굽이쳐도 바다로 간다'고 했나. 틀렸다. 죄인은 도망쳐도 결국 법정으로 간다. 본인도 못 믿을 블랙코미디는 이쯤에서 그만두길 바란다"고 질타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표님, 대장동이 민주화 운동인가. 백현동이 반독재투쟁인가. 파렴치한 권력형 범죄일 뿐"이라며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 입장에서야 이 대표가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국민 눈에는 부패정치인의 검찰 출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그릇된 욕심으로 남을 속인 '시지프스'를 자처했다"며 "시지프스는 애초에 욕심이 많았고 속이기를 좋아했다. 이 대표와 참으로 닮은 시지프스, 끝없는 죗값을 받았던 그 결말도 같을 것"이라고 했다. 꾀를 잘 내고 남을 잘 속이는 인물인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는 신들에게 바위를 정상에 올려놓는 일을 반복하는 벌을 받는다. 영원히 검찰 조사를 받게 되는 처지를 비유한 말로 풀이된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어 "원내외 인사들에게 결백을 호소하는 서한을 보내고, 당원들을 향해 검찰을 비난하는 서한을 보내더니, 검찰 진술서 요약본까지 공개했다"며 "검찰 출석 시간과 장소를 공개하며 '개딸 총결집 명령'을 내렸고, 오늘 출석해 또다시 자신이 민주투사라도 되는 양 기자회견문까지 읽어내렸다"고 비꼬았다.

또 "'정치검찰' '공작수사' '탄압'을 앵무새처럼 읊었고, 단지 이 대표의 범죄 비리 혐의에 대한 조사임에도 오로지 윤석열 정권 탓으로만 열을 올렸다"며 "자신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누군가'에 비유하며 '국민과 국가에 대한 기여'를 이야기하는 모습에 소름 끼칠 정도의 뻔뻔함과 분노를 느꼈다. 민생을 살리기 원한다면, 야당 대표가 검찰에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아닌 정책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원한다면 이 대표 스스로 물러나면 해결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가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는다면, 방탄을 포기하고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라며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했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지지자들 앞에서 '정치검찰의 공작수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며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적 없다고 했다. 무엇이 두려워 그토록 방탄을 해온 것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