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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3시간 마라톤 조사…"檢, 목표 정해놓고 사건 꿰맞춰"


입력 2023.08.18 00:46 수정 2023.08.18 06:36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조사 후 자정 넘겨 귀가

앞선 조사와 달리 혐의 적극 반박한 것으로 알려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지 약 13시간 만인 18일 0시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나선 뒤 기자들과 만나 "객관적 사실에 의거하면 전혀 문제될 것 없는 사안인데 (검찰이) 목표를 정해놓고 사건을 꿰맞춰간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 '진짜 배임죄는 용도변경을 조건으로 땅을 (민간업자에게) 팔았으면서 용도변경 전 가격으로 계약한 한국식품연구원이나 승인한 국토교통부'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사적 이익 추구와 배임 혐의 성립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등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약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심야조사 기점이 되는 오후 9시에 끝났지만, 지난 검찰 출석 때보다 진술을 더 적극적으로 해 조서 열람 및 검토에 시간이 더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공보국은 전날 이 대표가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 "이 대표는 검찰조사에 대해 서면진술서를 기초로 대응 중이며, 필요한 부분은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스

검찰 조사에 앞서 이 대표는 오전 10시 23분께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마련된 단상 위에 올라 미리 준비해온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해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수사가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저를 향한 무자비한 탄압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라 놀랄 일도 아니다만, 국민들의 삶은 너무 나빠지는데 우리 국민들께서 대체 무슨 죄가 있겠나"라며 "수십 수백명이 이유 없이 목숨을 빼앗겨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로 두려움과 공포가 만연한 나라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저는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권한을 원했다. 저에게 공직은 명예나 지위가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책임과 의무였다"며 "위임받은 권한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라며 "말도 안 되는 조작 수사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서겠다. 온 국민이 힘써 만든 선진강국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게 할 것"이라며 "우리 속에 넓게 퍼진 이 공포감과 두려움이 투쟁의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그리고 공포 통치를 종식과 민주 정치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희생제물이 되어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정권의 무능과 실정은 가릴 수 없다"며 "국민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서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 하겠다. 소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말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를 한 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백현동 사건 혐의와 묶어 9월 초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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