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전 기적의 승리 후 인터뷰에서 '한국 승리'
구보 "이강인 응원 메시지 큰 힘. 꼭 이기길 바라"
4년 전 한국이 연출한 '카잔의 기적'을 되뇌던 일본이 ‘도하의 기적’을 일으켰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얀의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E조 1차전에서 독일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35분 귄도안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준 일본은 독일에 8개 슈팅을 허용하면서 슈팅 2개에 그치며 0-1로 전반을 마쳤다. 예상대로 일본은 독일 앞에서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확 달라졌다.
전반 점유율 20%에도 미치지 못했던 일본은 모리야스 감독의 활발한 교체 작전이 적중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구보-마에다 등 가리지 않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바뀐 흐름을 타고 일본은 믿기지 않는 동점골(후반 30분 도안 리츠)과 역전골(후반 38분 아사노 다쿠미)을 터뜨렸다.
독일-스페인-코스타리카와 함께 ‘죽음의 조’에 빠진 일본(피파랭킹 24위)은 전날 아르헨티나를 꺾은 사우디아라비아 못지않은 ‘대이변’을 일으키며 첫 경기에서 승점3을 챙겼다.
반면 독일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에 0-2 완패했던 굴욕사에 이어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우승후보라는 수식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독일 축구의 위상은 크게 꺾였다. 같은 조 스페인이 코스타리카를 7-0 대파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4년 전 한국처럼 독일 앞에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었다.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꺾은 것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일본 축구대표팀 멤버들은 패색이 짙었던 전반에도 후반을 기다리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극적인 골들을 터뜨리며 일본 열도를 열광시켰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취재진 앞에 선 미나미노는 아시아 축구 돌풍을 이어간 것에 대해 “믿기 어려운 결과지만 그것을 우리가 해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24일 경기에서)한국도 이겼으면 좋겠다. 한국에는 황희찬 등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친구들이다. 그들이 이기는 장면을 보고 싶다”고 응원했다. 미나미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 황희찬과 함께 뛴 바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신성’ 구보 다케후사도 한국을 언급했다. 구보는 “이강인이 어제 행운의 메시지르 보내왔다. 나도 똑같이 해주겠다(웃음)”며 “이강인에게 이번 월드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와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인데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 차례다. 사우디·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강호'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사우디도 아르헨티나를 이겼고, 일본은 독일을 꺾었다. 한국도 우루과이를 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독일을 앞서는 전력은 결코 아니다. 기적을 일으킨 일본의 응원까지 업은 한국 벤투호의 위대한 첫 도전은 오후 10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