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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유엔서 약자복지 '글로벌 비전' 제시했다…자유·연대 가치 강조


입력 2022.09.21 02:42 수정 2022.09.21 06:52        데일리안 뉴욕(미국) =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도움 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 성장 韓

'자유국가들 연대로 성장' 롤모델 가능성 제시

구체적 지원책 제시하며 국제사회 책임 이행 의지

글로벌 약자복지론…'목소리 내기 어려운 약소국 곁에 유엔이'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시간 20일 오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강조하며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자유세계국가들의 연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치 입문 후 국내서도 줄곧 강조했던 '약자복지'의 '글로벌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Freedom & Solidarity : answer to the watershed moments)'라는 제목 아래 이뤄진 11분 간의 연설에서 우리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공유를 받는 나라'에서 '공유를 하는 나라'가 된 배경에 유엔과 자유세계의 중추국가인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연대가 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70년 전 유엔 및 자유국가들의 연대와 도움으로 대한민국이 이제 공여외교·기여외교를 하는 나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돌이켜 보면 유엔이 창립된 직후 세계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의미있는 미션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하고 유엔군을 파견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한 것이었다"라며 "유엔의 노력 덕분에 대한민국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세계 시민의 자유 수호와 확대,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유엔과 함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글로벌 위기 요인인 '힘에 의한 현상 변경',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이라고 하는 공포를 공교롭게 겪었던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1953년 전쟁 직후 1인당 GDP가 67불이었던 대한민국이 이제 3만불이 넘는 전세계 12위 국가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우리 혼자 하기에는 유엔의 역할이 컸다"며 "그렇기에 전쟁의 공포로부터 자유케 하고 고통의 굴곡진 세월을 끊어낸 데 대한 기억을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유엔에 자신있게 책임있는 국가로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라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실제 윤 대통령은 이날 어려움에 처한 나라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제시하며 향후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최근 긴축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을 늘렸다"라며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ACT-A(코로나 대응 장비에 대한 접근성 가속화 체제)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미래 팬데믹 대비 재원조달 매커니즘)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더해 "세계보건기구의 팬데믹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도 참여 중이며, 오는 11월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각료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이라 알리기도 했다.


따라서 이날 연설은 윤 대통령의 핵심 가치관이기도 한 '약자복지'의 글로벌 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그간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약자들 곁에 정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라는 뜻을 여러 차례 제시한 바 있다. 유엔이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약소국들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약자복지의 가치관을 글로벌 관점으로 확장시켰다는 분석이다.


연설문에 사용된 주요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 '자유'가 21번으로 가장 많이 쓰였으며, '유엔'이 18번, '연대'가 8번, '지원'이 7번 순이었다. 자유국가들의 연대를 통한 지원이 국제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윤 대통령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북한을 겨냥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전하지 않았다.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고, 북한 측 인사들도 참여하는 다자외교현장에서 특별히 이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글로벌 위기 요소로 거론하는 등, 간접적으로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을 내세웠다는 평가다.


이날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오찬을 함께한 후 오후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을 가진다. 저녁엔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하는 동포 만찬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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