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9일 '신임 원내대표' 선출 예정
당내 '3·4·5선 중진' 대거 후보군에 거론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추대 가능성' 제기
윤재옥·김태호 등 물망
국민의힘의 차기 원내대표 인선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진석 위원장 체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사퇴한 권성동 원내대표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차기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와 공조를 통한 당 수습과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를 지휘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는 만큼 인덕과 전투력을 고루 갖춘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후보군에 오르 내리고 있다. 여당 내부에선 추석 연휴 이후 윤곽이 드러나게 될 신임 원내대표 인선에서 친윤(親尹)과 초·재선 의원들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고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방침이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새 비대위 출범이 마무리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선거는 전임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실시하도록 돼 있다.
새 원내대표 선거가 현실화되면서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다수 의원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후보들의 원내대표 선출 가능성은 당 안팎 상황이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제각각 달라지고 있는 만큼 추석 연휴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고려될 수 있는 가능성은 새 비대위원장직을 스스로 거절한 주호영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법이다. 주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면서 첫 비대위원장을 맡은 지 17일 만에 직무가 정지됐다. 하지만 이 직무정지가 주 의원의 잘못이 아닌데다 친윤계와 용산 대통령실의 신임을 받고 있단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원내대표로 추대될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특히 당 내홍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면, 권력 다툼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만큼 추대에 힘을 싣는 당내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추대가 아닌 선출 방법으로 원내대표를 뽑게 될 경우에는 당내 윤심이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현재 차기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으로 꼽히는 의원 중 '친윤'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윤재옥·박대출(3선), 윤상현·김학용(4선) 등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윤재옥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는데다 윤 대통령과의 거리도 가까운 만큼 당정 간 소통에 강점이 있어서다. 아울러 국민의힘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인 대구 달서구을에서 3선을 지낸 만큼 당심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도 강점으로 평가 받는다.
당내에서 비윤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중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물들은 김태호·김상훈·조해진·이종배·김도읍(3선), 홍문표(4선) 등이 꼽힌다. 해당 의원들은 윤 정부와 의견을 달리하는 것이 아니라 계파색채가 옅어 비윤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개편을 통해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계파 색이 옅은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을 경우 '당정 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군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김태호 의원이다. 경남 거창에서 3선에 성공한 김 의원은 두 번에 걸친 경남지사직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후보자로 거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중량감 있는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탈계파적 색채가 장점으로, 당은 비대위 재추진 국면에서 정진석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최초 고사하자 김 의원에게 수락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내에선 다음 달로 예정된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와 예산 국회를 이끌어야 하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 국회 정국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국민의힘에게 불리한 상황인 만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과 호각을 이룰 만한 정치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국민의힘 전체 의원 수 115명 중 84명으로 전체 73%를 차지하며 당내 주요 세력으로 떠오른 초·재선 의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금 얘기가 나오는 의원분들 모두 훌륭하시고 상임위원장에 사무총장에 정치 경험들도 풍부하신 분들인 만큼 누가 돼도 당 수습을 잘 해나갈 것"이라며 "여소야대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인데, 결국 원내 대다수의 표를 쥔 초·재선의 선택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