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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패 걱정’ 탈락한 한화, 머나먼 볼티모어


입력 2022.09.10 07:22 수정 2022.09.10 07:2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두산전 0-11 대패, 시즌 첫 포스트시즌 탈락팀 굴욕

지난 시즌 이어 탈꼴찌도 어려워..최다패 현실화 위기

볼티모어와 같은 리빌딩 결실 기대하기에 모자라

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왼쪽). ⓒ 뉴시스

한화 이글스가 2022시즌 첫 포스트시즌 탈락의 굴욕을 뒤집어썼다.


한화는 9일 잠실야구장서 펼쳐진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0-11 대패했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에 있는 KIA가 SSG를 16-9로 꺾고 승리를 추가, 한화의 트래직 넘버가 0이 되면서 탈락이 확정됐다.


올 시즌 승률 0.317(38승2무82패)에 머물고 있는 한화가 남은 22경기 모두 이겨도 5위 KIA(61승1무60패)를 추월할 수 없다. 9위 두산과의 게임차도 12.5에 달해 꼴찌 탈출도 어려워 보인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다. 최근 15시즌 중 한 차례(2018년)만 가을야구 잔치에 나갔을 뿐이다. 18연패를 당했던 2020시즌(95패) 최다패 수렁에 빠졌던 한화는 불과 2년 만에 불명예 기록 경신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한화는 최악의 2020시즌을 마치고 프런트 개편과 레전드 출신 코치들과 결별하며 리빌딩에 착수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리빌딩 시스템을 경험하고 선수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중책을 맡겼다. 팀 내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FA 시장에서도 소극적이었다. 달라지겠다는 의지는 확실하게 보여줬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꼴찌가 유력하다.


육성 성과도 미미하다. 내야에서는 정은원 등 새 얼굴들을 키워냈지만, 외야에서는 외국인타자를 제외하고는 주전을 꼽기도 어렵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도는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였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같은 ‘특급 스타’ 탄생도 없었다. 성공적인 리빌딩을 위해 인품과 실력을 겸비한 베테랑도 필요한데 딱히 보이지 않는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외국인투수가 모두 이탈했다. KBO의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투고타저’로 완전히 변화한 상태에서도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오히려 더 올라갔다.


한화 이글스 ⓒ 뉴시스

지난달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10일 오전 72승65패) 리빌딩 성공 사례를 언급했다. 최근 4시즌 중 3차례나 100패 굴욕을 당한 볼티모어는 올 시즌 AL 동부지구에서 5할 승률을 찍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우리 팀보다 더 심했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리빌딩의)아픔을 각오하고 변화를 시도했고, 바라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한화 이글스의 리빌딩 과정을 지켜봐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도 던졌다.


리빌딩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믿음이 필요하다. 한 번에 높은 빌딩을 세울 수 없다. 탄탄하게 기초를 다지고 안전하게 올리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


최고의 ‘인내심’을 보여주는 한화팬들은 존재하고 있지만, 수베로 체제에서 닦은 기초는 결실을 기대하기에 모자라다. 믿음을 주기에 부족하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어느덧 수베로 감독의 계약 기간도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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