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이후 13년 5개월 만
전문가 “1400원까지 상단 열어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77원까지 치솟으며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6일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보다 0.3원 오른 1371.7원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9원에 시작해 장 초반 1364.4원까지 내려가며 전날 상승폭을 일부 되돌렸지만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오후 3시께 1377.0원까지 올랐다. 이는 장중 고가, 종가 기준으로 모두 2009년 4월 1일(1392.0원/1379.5원) 이후 최고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후 달러 가치는 계속 오르는 중이다.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사이 달러당 34.1원이 급등했다.
주요국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9.6으로 200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해 있다.
이날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배경은 유로화가 러시아발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등에 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에서 누출을 확인해 이를 수리하기 전까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후 유럽증시와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다.
전날 1 달러 당 0.994 달러에 마감한 유로화는 이날 장중 한 때 1 달러당 0.99 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2002년 12월 이후 근 20년 만에 0.99 달러선이 붕괴됐다. 유로화는 지난달 22일 부터 ‘1달러=1유로’인 패리티(등가) 붕괴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전까지는 강달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14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제의 부진한 상황인 데다 달러-위안 환율이 중국 경제와 미-중 금리차 재역전을 반영해 6.9위안대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 8월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어 상단을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