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32홈런, 전반기 무시무시했던 홈런 페이스
피렐라와 김현수 등 경쟁자들이 위협하기에 무리
홈런 단독 선두 박병호(KT 위즈)의 침묵이 심상치 않다.
이번 시즌 타율 0.265 32홈런 89타점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홈런왕 레이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최상단에 배치, 우려의 시선을 뿌리치고 멋지게 부활했다.
지난해까지 2년간 2할 초반의 타율과 20개를 겨우 넘긴 홈런 수치로 인해 ‘노쇠화’가 찾아왔다는 혹평을 받았고 이로 인해 FA 자격을 얻었음에도 전성기를 보냈던 히어로즈로부터 만족스러운 계약을 제시받지 못했던 박병호다.
갈 곳 없는 박병호를 흔쾌히 받아 준 이는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강철 감독이었다. 그렇게 박병호는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3년간 30억원의 나쁘지 않은 대우를 약속받았다.
박병호는 보란 듯이 반등에 성공했고 전반기 내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홈런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올스타 브레이크전만 하더라도 40홈런은 물론 50홈런까지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로 달려갔던 박병호다.
하지만 8월 들어 박병호의 방망이는 잠잠해졌다.
실제로 박병호는 지난달 3일 NC전에서 2개의 홈런을 한꺼번에 몰아쳤고 이후 한 달 내내 홈런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타격감이 나쁜 것은 아니다. 박병호는 8월 한 달간 홈런을 2개 밖에 추가하지 못했으나 타율 0.278(72타수 20안타)로 안타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박병호가 한 달째 홈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나 홈런왕 레이스에서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권 경쟁자들 역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최고의 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삼성 피렐라가 23홈런으로 2위를 달리고 있으나 여전히 박병호와의 9개 격차는 멀어 보인다. 피렐라는 큰 기복 없이 매달 홈런을 적립하고 있으나 거포형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30개 안팎의 홈런 개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홈런 3~4위인 LG 김현수와 오지환은 각각 22개, 21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역시 홈런을 마구 쏟아내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며, 무엇보다 홈런을 만들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어 박병호를 위협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나마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SSG 최정과 KIA 나성범은 타석에서 위협적인 타자임에 분명하지만 아직 20홈런 고지도 밟지 못해 홈런왕 레이스에서 발을 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