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최근 실명계좌 계약 체결…이용자 코인 접근성 높아져
국내 거래소 지각변동 '주목'...카뱅, 월간 이용자 1300만
빗썸과 거래량 2억달러 차이…순위 변동 어렵다는 시각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3위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하면서 업비트와 빗썸이라는 양강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9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코인원과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9월 말부터 카카오뱅크 계좌를 갖고 있으면 코인원에서 원화를 이용한 코인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손잡으면서 빠른 속도로 신규고객을 늘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뱅크는 2000만 이용자를 가진 국내 1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300만명에 달한다. 케이뱅크와 비교해 5배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코인원과 인터넷은행 선두주자 카카오뱅크 간 연동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형도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업비트가 2년 전 케이뱅크와 협력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과정을 따라갈 것이라는 기대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계약 체결 이후 국내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코인 시장 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31일 오전 기준 코인원의 24시간 거래량은 1억2894억달러다. 국내 거래소 중 세 번째로 많다. 다만 1위 업비트(17억3301억달러)나 2위는 빗썸(3억3839억달러)과 격차가 벌어져 있다.
최근 시장침체가 극심한 만큼 단기간에 가입자 급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업비트와 케이뱅크 간 연동 때는 시장 상황이 좋았지만 지금은 ‘크립토 윈터’라 할 만큼 가상화폐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인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최근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의 연동이 가속화되며 가상자산에 대한 이용자 접근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상위 5곳은 모두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다. 코인원 외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연동돼 있다. 이를 통해 전통 금융은 신성장 동력을 찾고, 코인 거래소는 원화 입금의 편의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코인원은 기존에 실명확인 계좌 계약을 맺고 있었던 NH농협은행과는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암묵적인 ‘1사 1은행’ 지침에 따라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으면 NH농협은행과 계약은 해지해야 한다. 코인원과 NH농협은행 간 남은 계약기간은 6개월으로, 현재 NH농협은행은 이용자들이 은행 변경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끔 계약 종료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