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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치킨 나비효과①] 고물가 속 달라진 소비 인식


입력 2022.08.30 07:01 수정 2022.08.29 10:4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12년 전 ‘통큰치킨’ 당시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치킨 2만원 시대’ 개막에 소비자 발걸음 돌려

“본사 마진 줄여야” VS “마트와 가격 비교 무의미”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7000원대 치킨을 고르고 있다.ⓒ뉴시스

올 들어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대형마트발 반값치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0여년 전에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밀려 판매가 중단됐지만 이번에는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치킨에 이어 피자, 초밥 등 다른 메뉴로 확대되고 있다. 고물가 속 소비자 인식 변화 배경과 이에 따른 유통‧외식업계의 현 상황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2010년 롯데마트가 선보인 통큰치킨은 당시에도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900g 생닭으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을 5000원에 판매했다.


가성비 상품으로 입소문이 타면서 인기를 끈 것도 잠시. 얼마 안 가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부정 여론이 소비자들에게까지 확산되며 단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12년 지난 2022년. 올 초부터 시작된 고물가 현상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지난 6월 홈플러스가 내놓은 당당치킨은 약 두 달째 오픈런이 지속되고 있다. 프라이드 기준 6990원의 가격을 앞세운 당당치킨은 현재까지 46만마리가 팔려나갔다.


주요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는 반값치킨에 대한 긍정적인 댓글이 넘쳐나고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해서는 불매운동까지 언급될 정도로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롯데마트, 이마트 모두 1만원 미만 가성비 치킨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고 치킨에 이어 피자, 초밥 등 주요 외식 메뉴로 가격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10여년 만에 재현된 반값치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뀐 배경에는 무섭게 치솟는 물가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글로벌 해상운임 비용이 크게 오른 데다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마저 치솟으면서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식탁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공식품에 이어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마저 줄줄이 인상되면서 외식물가 또한 덩달아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1.39로 작년 7월과 비교해 8.4% 상승했다. 이는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작년 말부터 올 상반기, 하반기에 이르기까지 가격 인상을 거듭하면서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한 마리 2만원 시대가 열렸다.


배달비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3만원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대형마트발 반값치킨에 대한 호응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의 실적 개선 소식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로 배달주문이 크게 늘면서 매출이 늘어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단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프랜차이즈가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심이 생긴 탓이다.


특히 일부 치킨 브랜드의 경우 이익률이 30%가 넘을 정도로 높게 나오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값치킨 열풍이 프랜차이즈 치킨의 원가 논란으로 이어진 배경이기도 하다. 당사자인 외식업계 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맹점주를 중심으로는 본사의 마진율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본사 측에서는 애초에 가격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대응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추가적인 인건비나 임대료가 들지 않는 데다 별도의 마케팅이나 광고도 필요 없다 보니 가격을 낮출 여력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항변했다.


그는 또 “치킨을 주력 상품이 아닌 이벤트성 미끼 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 보니 마트 입장에서는 마진이 남지 않거나 일정 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값치킨 나비효과②] 피자, 초밥으로 확대…외식 프랜차이즈 대응 전략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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