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2.50%로
높은 인플레·한미 금리 역전 요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5%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한은 역사상 첫 네 번 연속 금리 인상이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현재 연 2.25%에서 2.50%로 조정됐다.
금통위는 앞서 4월과 5월 금리 인상에 이어 지난달 회의에서는 사상 첫 0.5%p의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이날도 0.25%p 인상을 결정하면서 한은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인상이 이뤄졌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7%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91%는 0.25%p 인상을, 나머지 6%는 0.5%p 인상을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비중은 3%에 그쳤다.
금리 인상 배경에는 치솟는 물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동월 대비 6.3% 뛰었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달(4.7%)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역시 금리 인상의 주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다. 그 결과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원화 약세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은 입장에선 금리 격차를 좁혀야 한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터치하는 등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방어 차원에서라도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림에 따라 한국(2.50%)이 미국(2.25~2.50%)보다 기준금리를 다시 앞섰다. 그러나 내달 미국 연준이 최소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큰 만큼 다시 한 번 금리 역전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한은 금통위가 연준처럼 다시 빅스텝에 나서기에는 우리 경제 상황이 불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자칫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7월 금통위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언급한 바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전망치(4.5%)보다 0.7%p 높아진 것으로 이는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물가 전망치는 2.9%에서 3.7%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