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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까지 넘본다…“연말까지 상승”


입력 2022.08.23 11:32 수정 2022.08.23 13:42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유럽경기 침체·위안화 약세 영향

작년 10월 이후 외환보유고 ‘감소’

전문가 “강달러 기조 당분간 지속”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선을 뚫으면서 금융권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외환위기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마저 감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1400원대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2원 오른 1341.8원에 개장했다. 환율은 장 초반 1345.2원까지 치솟는 등 전날 기록한 연고점(1340.2원)을 하루 만에 넘겼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환율 급등 배경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연준 위원들의 고강도 긴축 의지를 확인한 데 따른 결과다. 미 연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2%로 확실히 되돌아오는 경로에 접어들 때까지 당분간 그 정도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긴축 행보를 시사했다.


유럽 경기 침체로 인한 유로화 약세도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994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다시 1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 7월 중순 20년 만에 ‘1달러=1유로’를 의미하는 패러티(등가)가 깨진 후 한 달 만이다. 이는 2002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환율 상승의 재료가 됐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p 인하했다.


지난해 8월 뉴욕증권거래소의 TV 화면으로 중계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환율 급등이 우리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물가 상승세 정점이 지연되고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환보유액에 축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 된다.


지난 2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적정 외환보유고 논란보다 유지 관리가 중요하다’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10월 최고 수준에 도달한 후 감소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4692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감소해 올해 6월 기준 4382억8000만 달러로 6.6%(309억3000만 달러) 줄었다. 현경연은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고 있지만 감소 폭은 과거 위기 수준에 비해 크지 않다”면서도 “금융·경제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 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환율 상승에 대한 의견도 비슷하게 이어지며 올해 연말까지 환율 상단을 최대 1400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를 막을 만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달러 초강세 현상과 원화 추가 약세 압력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며 “파운드, 유로와 더불어 위안화 약세 현상이 추가적으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단을 1400원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벨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어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며, 저항선 돌파 시에는 1365원 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상 및 금융거래를 통한 역내 달러 순공급 증감 요인 공존해연내 원·달러 환율 1300원 중반 이상까지 열어놓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환당국은 이날 오전 환율 급등에 따른 구두개입에 나서며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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