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까지 밀렸던 尹 지지율, 30%대 회복
정제된 메시지·포용 정치에 중도·진보서↑
野에 던진 '협치 시그널'도 긍정 요인 작용
"본격 회복은 1~2주 더 지켜봐야"…민생 행보 더욱 집중할 듯
취임 후 줄곧 하락세를 타며 일부 조사 기준 20%대까지 추락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일단 저점을 찍고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조사에서 여전히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만큼, 당분간 민생 행보와 중도층 공략에 집중해 상승세 전환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 16~19일 실시해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같은 조사 대비 1.8%p 올라 32.2%를 기록했다. 2주 전 29.3%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2주 연속 소폭 상승한 수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평가 또한 1.4%p 하락해 65.8%를 기록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우선적으로 "한숨을 돌렸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자칫 취임 초반부터 이어져 온 추락세를 막지 못할 경우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던 탓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도 사람이 다니는 곳이다 보니 하락을 거듭하는 지지율을 바라보며 일종의 무기력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일단은 추가적인 하락을 막았다는 게 중요하다. 일부 인사·직제 개편도 있었고, 다시 한 번 힘을 내보자는 긍정적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지지율 추세의 변화는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으로부터 한층 정제되고 신중한 메시지가 나오는 데서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평가다. 그간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곤 했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방식을 변경해 윤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질의응답의 질문 숫자도 1~2개로 제한하며 논란 확산의 여지를 최소화한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소통폭을 다소 줄였다는 데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소지도 있지만, 논란 최소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이 먼저인 상황"이라며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이라는 취지가 무색하지 않게끔 적절한 선에서 접점을 찾아갈 것"이라 말했다.
이에 더해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청년 및 사회적 약자 관련 행보에 집중하며 '포용의 정치'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발달장애인을 찾아 시간을 보내고, 2030세대 경찰과 간담회를 가지며 이들의 이야기를 청취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중도층으로부터의 지지 기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가진 주례회동에서도 윤 대통령은 청년정책 추진을 당부하며 "단순히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을 넘어 청년들이 국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야당을 향해서도 '협치 시그널'을 보내며 보다 넓은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국회의장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극우 성향 보수단체의 과격한 시위로 진통을 겪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의 경호를 강화하기로 한 결정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날 리얼미터 조사의 세부적인 지표를 살펴보면 자신의 정치성향을 중도라 밝힌 응답층에서 지난주 대비 3.9%p, 진보라 밝힌 응답층에서 2.1%p가 올라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본격 회복세 여부는 1~2주 더 지켜봐야하지만 단기 저점은 확인할 것으로 평가된다"며 "30%대 후반이나 40%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중도층과 무당층 및 2030세대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 바라봤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기조를 이어가며 추선 연휴 전까지 민생 행보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경제 현장을 직접 찾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행보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지율에는 여러 국민들의 뜻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잘 듣고 챙기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일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