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오락실’ 통해 예능 원석으로 주목
“이런 느낌으로 섭외한 게 아닌데…”
‘뿅뿅 지구오락실’ 속 안유진을 지켜보던 나영석 PD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내뱉은 말이다. 안유진이 나 PD까지 당황케 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 중이다.
tvN 예능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구오락실’)은 최근 가장 뜨거운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다. 3%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것은 물론,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8월 1주 차 TV 화제성 비드라마 부문 순위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그간 ‘신서유기’ 시리즈와 ‘윤스테이’, ‘뜻밖의 여정’ 등 이제는 다소 익숙한 재미를 선사하던 나 PD가 다시금 젊은 층의 관심을 이끌며 호평을 받는 것이 의미 있다는 평이다.
그 중심에는 출연진이 있다. ‘신서유기’의 여성판이라고도 언급되는 ‘지구오락실’은 그간의 나 PD의 예능과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프로그램 세계관 안에서 게임 등의 미션을 수행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버라이어티의 정석을 보여주는 익숙한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지구오락실’이 새롭다고 평가받는 것은 유튜브 콘텐츠에서 주로 활약하던 이영지, 이은지와 예능 출연이 많지 않았던 안유진과 미미. 4명의 출연진이 보여주는 색다른 케미가 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얼굴들이 보여주는 의외의 활약이 ‘지구오락실’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안유진이다. 출연진의 넘치는 에너지와 완벽한 활약에 제작진이 쩔쩔매면서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고 이 반전된 관계가 의외의 재미를 만드는 가운데, 안유진이 나 PD도 혀를 내두를 만큼 뛰어난 활약으로 프로그램을 끌어나가고 있는 것.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제작진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미션을 해결하는가 하면, 토롱이가 남긴 힌트를 완벽하게 해석해 게임을 단번에 끝내버리는 등 예상치 못한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쩌면 예능이 익숙하지 않은 안유진이었기에 할 수 있는 선택들이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것이 필요했을 수 있으나, 의도치 않게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는 선택들을 하게 되고 이것이 오히려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하는 것이다.
뛰어난 활약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다가도, 퀴즈를 풀 때는 엉뚱한 대답을 내놔 웃음을 유발하는 등 버라이어티 예능에 적합한 활약을 보여주기도 한다. 함께하는 출연진도 ‘안광이 미쳤다’며 감탄을 할 만큼 열정적인 면모로 ‘지구오락실’의 웃음 중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룹 아이브의 리더인 안유진은 늘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지구오락실’에서 보여준 허당미 보다는 안정적인 모습으로 신뢰감을 주던 멤버였다. 이에 안유진이 예능에서 지금처럼 활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부담감과 책임감을 잠시 내려두고, 막내 역할을 하게 된 안유진은 올해의 예능 원석이라고 불리며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예능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장착한 안유진이 한층 넓어진 가능성으로 또 어떤 재미를 주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