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 기대했던 항공사들에 '먹구름'
여행심리 위축에 여객 수요 감소 못 피할 듯
코로나19 재확산에 환율 고공행진도 지속
코로나19 확산으로 멈췄던 비행을 다시 시작한 항공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올해 2분기까지는 적자폭을 줄이는 등 순항했지만, 하반기 전망엔 다시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여객 및 화물 수요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이 확산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여행 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 2분기에는 일제히 영업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막혀 있던 하늘길이 열리고,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매출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전히 수백억원 규모의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회복 추세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엔 갑작스럽게 먹구름이 끼었다는 점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은 더욱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여객 수요가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제선 여객은 월평균 월 평균 36만명 수준에서 4월 65만186명, 5월 94만1540명, 6월 127만9209명 등으로 증가했다. 7월 들어서는 지난 28일까지 총 157만2538명의 국제선을 이용해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히려 하반기에 여객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여행 심리가 급격히 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도 다시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이 3일 이내 실시해야 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기한은 1일차 검사로 강화됐다.
현재로선 해외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입국 후 자가격리 조치가 부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여행업계와 항공업계가 줄곧 정부에 요청해 온 해외 입국시 내국인에 대한 'PCR 음성확인서 제출 면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매우 낮아졌다.
LCC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일본과 중국 노선은 이제 막 회복하기 시작했는데, 이같은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좌석 점유율이 뚝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한미금리 역전'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앞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p 올리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기준금리는 한국 2.25%, 미국 2.25~2.50%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의 강세 및 원화의 상대적 약세를 부른다는 점에서 항공사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외화차입금이 많고 항공기 리스 비용을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사들의 재무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21년 말 연결기준 순외화부채는 각각 6조6000억원과 3조8000억원에 이른다. 원화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각각 6000억원과 4000억원의 세전순이익 감소요인이 발생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위기가 항공업계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직했던 직원들의 복직은 물론 신규 채용까지 진행하고 있는 항공사들에게 하반기 여객 수요 부진은 직격타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에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했던 항공사들도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연내 흑자로 전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가 진정되고 국제선 여객 증가세가 계속되기를 바라며 정상화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