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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시장 위축에 그래픽카드 ‘털썩’…삼성·SK GDDR 비상


입력 2022.07.20 12:24 수정 2022.07.20 12:24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100만원 하던 RTX 3060, 6개월 만에 반토막

GDDR 비중 작지만 고부가가치 제품 대거 포진

메모리 ‘겨울’ 본격화…전제품 단가하락 가시화

삼성전자 24Gbps GDDR6(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래픽 D램(GDDR)’ 시장 업황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시장 위축으로 그래픽카드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GDDR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D램과 낸드 등 주요 제품군에서 단가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일 온라인 가격비교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7월 1주차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그래픽카드 평균 거래가격은 54만5865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6.7% 하락했다. 올해 초까지 90만원대 이상의 고가격을 유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사이 반토막난 셈이다.


그래픽카드 시세 하락은 암호화폐 투자심리 위축과 관련이 깊다. 전반적인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를 채굴하는 채굴업자들의 그래픽카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특수한 연산을 해결해야 획득할 수 있는데 이를 ‘채굴한다’고 표현한다. 그래픽카드는 채굴기의 핵심 부품으로 다른 PC부품 대비 높은 채굴 효율을 보여줬다. 지난 2년간 채굴업자들이 그래픽카드 사재기에 나섰던 이유다.


이처럼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이 심화되다 보니 핵심 부품인 GDDR 시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픽카드 수요가 줄면서 GDDR 단가도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7월 2째주 기준 GDDR5 8Gb 제품의 평균 가격은 6.9달러로 전주 대비 1.9% 하락했다. GDDR6의 경우 7.4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2.2% 줄었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문제는 D램과 마찬가지로 GDDR 역시 단기간 내에 수요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높은 물가상승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여파로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투자를 기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더리움이 기존 채굴방식이 아닌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GDDR 단가하락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GDDR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정도로 크지 않지만 그래픽카드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 낸드와 함께 GDDR 등 비주력 제품군에서도 가격 하락이 포착되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업황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업계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은 103억4300만달러(약 13조47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900만달러(약 117억원)가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15억3000만달러(약 15조236억원)를 달성한 후 2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업계 2위 SK하이닉스도 1분기 D램 매출이 전 분기와 비교해 8억7100만달러(약 1조1366억원) 줄어든 65억5900만달러(약 8조5594억원)를 기록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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