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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미 재무장관회의, 통화스와프 거론할까


입력 2022.07.18 15:07 수정 2022.07.18 15:32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방한

윤 대통령 이어 추경호 부총리 회담

급등한 환율에 통화스와프 기대

기재부, 공식 의제 아니라며 선 그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환담을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예정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swap) 문제를 다시 논의할지 관심이다.


옐런 장관은 이날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글로벌 공급망 등 경제 현안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추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과 회담하고 세계 금융시장과 글로벌 정책 공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양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이다. 통화스와프는 양국이 자국 통화를 맞바꾼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재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쉽게 말해 일정 기간 일정량의 달러 또는 원화를 양국에서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00억 달러 규모로 처음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에도 600억 달러 규모로 협정을 맺었다. 2020년 맺은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12월 끝났다.


이번 두 재무장관 회담에서 통화스와프 논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는 연일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이은 금리 인상과 세계적인 물가상승까지 겹치면서 고환율·고물가가 당분간 지속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로 환율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조사통계월보’에 따르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환율을 상당폭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소식만으로도 환율이 크게 하락하는 효과를 보였다.


당시 윤영진 한은 국제연구팀 과장은 “통화스와프 체결 당일 발표를 하지 않았던 국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원·달러 환율이 3.3% 하락하는 등 시장 심리 개선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외환시장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을 위한 양국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화스와프 자체가 중앙은행 간 계약인 만큼 이번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통화스와프를 재무부가 아닌 연방준비제도에서 다루고, 연준은 정부로부터 독립성 인정받는 곳이란 점에서 재무장관 회담에서 의제가 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추 부총리도 지난 16일 통화스와프 관련 기자 질문에 “옐런 장관과 면담에서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해 여러 협의는 하겠지만 통화스와프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는 기본적으로 중앙은행 간 협의 사항으로 재무장관 회의에 안건으로 올라갈 사안은 아니다”며 “다만 경제 현안으로 외환시장 안정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성사 가능성이 낮은 데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미국은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은 최근 강도 높은 금리 인상으로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는데 자국 통화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통화스와프를 할 리 없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미국 입장에서 지금 원화가 뭐가 필요하겠냐. 그냥 일방향의 관계”라며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김 센터장은 “과거 통화스와프는 미국이 자국 내 유동성도 풀고 미국 밖에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지금은 자국에서 긴축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라 밖으로 달러를 푼다는 건 (미국 내 경제) 상황이 더 나빠져야 가능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통화스와프가 최근 고환율 흐름을 꺾을 중대한 변수라는 점은 이견이 없다. 김 센터장도 “우리 입장에서는 현재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통화스와프를 얻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삼성과 현대차 등이 미국 투자에 나섰다는 점 등을 제대로 알려 통화 스와프 체결이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며 “추경호 부총리와 이창용 한은 총재도 미국 의회 관계자를 만나 분위기 조성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환율 방어를 위해 국가가 가진 달러를 시장에 많이 매각해 (외화 보유액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통화 스와프가 반드시 돼야 한다”며 통화 스와프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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