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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방어주’ 리츠, 금리 인상 타격에 줄하락


입력 2022.07.17 05:00 수정 2022.07.15 17:0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금리상승·경기침체에 신저가 행진

대출금리 뛰자 배당여력 저하 우려

“국내 리츠 금리정점 확인 후 진입”

올해 초 인플레이션 피난처로 부상한 상장리츠가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픽사베이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주목받은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가 줄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로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하반기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시장에서는 금리의 정점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리츠TOP10지수는 지난 15일 988.64로 마감하며 지난달 15일(1154.22)에 비해 14.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 폭(-4.76%)보다 크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0개 리츠 가운데 16개 리츠가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코람코더원리츠·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 상위 리츠들이 줄줄이 포함됐다.


지난 15일에만 NH올원리츠·디앤디플랫폼리츠·ESR켄달스퀘어리츠·코람코에너지리츠·미래에셋맵스리츠 등 10개 리츠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불안한 시장이 이어지면서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최근 자산 추가 편입을 위한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신주 상장을 연기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최근 증시 급락으로 적정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최근 3개월 KRX 리츠 TOP 10 지수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데일리안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 등을 투자자들이 배당받는 상품이다.


올해 국내 증시가 약세장에 접어들자 5~6%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내세워 인기를 얻었다. 상장 리츠들은 지난 4월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매년 임대료 계약을 맺어 물가 상승 전가력이 있는 리츠는 인플레이션에 유리한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긴축이 가파르게 진행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다면 부동산 가격이 조정받으면서 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물류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부동산의 고점 논란도 불거졌다. 산업 부동산은 지난 2014년부터 장기간 실물과 리츠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외형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9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산업 부동산의 초호황에 대해 다소 과열일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며 “증시에서 산업 리츠가 과거처럼 리츠 업종 지수를 선도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뛴 것도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차입금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배당 수익률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국내 리츠들의 선순위 대출 금리는 현재 금리 대비 현저히 낮다. 국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은 지난해까지 부동산 매입을 위한 선순위 대출로 연 2.5% 수준의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왔다.


올해 시장에서 선순위 대출 금리가 5%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 비용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


주가 측면에서도 아직 인플레이션과 시장 금리의 피크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 영향이 큰 미국 리츠는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장기 임차 계약 비중이 높은 국내 리츠의 경우, 경기 영향이 적은 방어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금리 정점을 확인한 뒤 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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