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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시대 개막①] 고물가에 빅스텝發 이자지옥...서민 곡소리


입력 2022.07.14 07:00 수정 2022.07.13 17:24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6차례 금리 오를때 대출이자 113만원

금리 더 뛴다...연말엔 2.75~3.00%

취약층 이자폭탄 직격탄…경기침체 올까

한국은행이 '빅 스텝'을 밟은 13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 ⓒ 연합뉴스

미국이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데 이어 한국도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같은 이례적 조치는 역대급 물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과잉 공급된 유동성이 빠르게 정상화되며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경기는 인플레이션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가중되고 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각 경제주체는 치솟는 금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편집자주]


한국은행이 결국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첫 사레로 통화정책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차례 연속 인상도 처음이다. 기준금리가 연 2.2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지만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 또한 곱절로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의사봉을 치고 있다.ⓒ 한국은행
1년간 금리 1.75%p↑, 대출이자 113만원 더

13일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종전 1.75%에서 2.25%로 단숨에 0.5%p가 올랐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같은해 11월에 이어 올해 1월과 4월, 5월 그리고 이달까지 총 6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1년 만에 기준금리가 0.5%에서 2.25%로 총 1.75%p가 늘었다.


한은의 가계대출 잔액(3분기 기준 1844조9000억원)과 변동금리 대출 비중(5월 기준·77.7%)을 토대로 6차례 금리 인상을 감안해 산출하면 가계 이자 부담액은 23조6173억원, 차주 1인당 112만7000원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각 0.25%p, 0.5%p씩 오를때 가계 연간 이자부담은 지난 2020년말 대비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억원 증가한다. 이에 따라 대출자 한 명당 이자부담도 월 289만6000원에서 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각각 16만2000원, 32만3000원씩 늘어난다.


가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면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이 늘어나고 중소기업 이자 부담액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나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점이 우려를 낳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673조75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7조9000억원이 늘었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연내 기준금리를 2.75~3.0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8월 25일, 10월 11일, 11월 24일 등 앞으로 남은 세 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 전망경로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각 0.25%p씩 올리는것이 바람직하다”며 추가금리인상을 예고하기까지 했다. 이례적 상황에 예전에는 없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 지침)’까지 도입하며 빚투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뉴시스
대출금리 8%...경기침체 공포 덮친다

기준금리 인상은 연쇄적인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은의 예상대로 연말 기준금리가 3.00%까이 올라가면 대출금리는 7~8%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출금리 8% 수준은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이다. 그동안 무리하게 대출을 늘렸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족’,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대폭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미 시중은행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6%를 넘어섰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3.98~6.02%,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4.48~6.52%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경고에 주요 은행들이 금리 상승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나 금리 상승 기조 속에서 조만간 7%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7~6.144%, 변동형은 연 3.63~6.135% 수준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즉각 반영한다. 변동형 역시 시차를 두고 7% 돌파는 시간문제다. 수신금리가 인상되면 이자율이 높아져 은행 자금 조달비용도 상승해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특히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 2·3금융권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과 다중채무자는 이자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다중채무자 수는 451만여명으로 제로금리였던 2020년말보다 3.3% 늘었다. 다중채무액은 598조여원으로 같은기간 6.8%증가했다.


중소상공인의 경우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그동안 유예됐던 대출과 이자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건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위기가 덮친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감내할 수 있냐는 것이다. 시장은 3분기부터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


이 외에도 글로벌 주요국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 병목 현상 및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도 경제 성장 하방 요인이다. 이같은 이유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2.7%)를 하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올해만 두 번째다.


▲[긴축시대 개막②]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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