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모임 등 소규모 기부 프로그램
기부 거부감 줄여 20~30대도 동참
세종 6호 가입 골프동호회 ‘0742’ 인증패 전달
국내 기부 문화가 동호회와 모임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기부에 대한 딱딱하고 불편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랑의열매 ‘나눔리더스클럽’ 이야기다.
나눔리더스클럽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사랑의열매 기부 프로그램이다. 가장 최근에 생겼지만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나눔리더스클럽은 기존 개인 기부와 달리 동호회 등 모임・단체를 대상으로 3년 이내 1000만원 성금을 일시 또는 약정해 참여하는 나눔캠페인이다.
현재 이 클럽에 가입된 단체는 전국적으로 2997개다. 참여대상은 동호회, 동창회, 종친회, 팬클럽, 봉사모임, 지역친목 모임 등 다양하다.
이경아 사랑의열매 세종지회 사무처장은 “기부문화가 자율적으로 단합해 참여하는 문화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특정한 목적을 가진 모임이 이웃을 생각하는 착한 마음까지 더해져 나눔리더스클럽이 단시간에 안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눔리더스클럽은 최근 임영웅 팬클럽에 의해 급부상한 핫 키워드다. 지난달 16일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에서 32번째 생일을 맞아 총 4억원이 넘는 기부를 해 이슈가 됐다.
팬클럽뿐만 아니라 임영웅도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전국에서 이어진 팬클럽 기부 릴레이와 5월부터 시작된 전국투어 콘서트에 대한 팬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소속사 물고기뮤직과 함께 각 1억원씩 모두 2억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영웅시대는 지난달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사랑의열매 서울지회에 3700여만원을 기탁했다. 영웅시대의 이같은 기부 릴레이는 최근 바뀐 기부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사랑의열매 간판 기부 프로그램은 '아너 소사이어티'다. 15년이 넘은 사랑의열매 대표 기부 프로그램으로 1억원이 넘는 고액 기부를 하고 있다. 반면 나눔리더스클럽은 그 액수가 크지 않다. 동호회에서도 5000~1만원 사이에서 부담없이 낼 수 있는 금액을 책정했다.
이렇다보니 기부가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누구나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새로 조성된 세종특별자치시 등 인구 유입이 진행 중인 신도시의 경우 고액 기부인 아너 소사이어티보다 나눔리더스클럽이 더 어울린다.
사랑의열매 세종지회는 6일 제6호 나눔리더스클럽으로 가입한 세종시 골프동호회 ‘0742’에 인증패를 전달했다. 0742 역시 같은 맥락으로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이 클럽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사랑의열매에 기부를 해왔다. 골프 라운딩 전 자신의 미션을 설정하고 이를 완수하면 1만원, 실패하면 5000원을 내는 방식이다. 0742는 주로 5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 약 100명의 회원을 보유한 지역동호회다.
이채영 0742 클럽 회장은 “처음 시작은 우리가 지역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보자라고 생각해서 사랑의열매 문을 두드렸다”며 “매달 쌓이는 금액을 작지만 그래도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 1년 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이제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해 더 열심히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달리기 동호회 ‘두발로’도 나눔리더스클럽 가입 후보 단체다. 연간 200~300만원을 기부하는데 걸음수 만큼 기부하는 방식으로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밖에 세종시의 가장 큰 온라인 모임 중 하나인 ‘세종맘카페’에서도 2호 가입클럽으로 조용한 선행을 펼치고 있다.처음에는 개인적인 기부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맘카페 차원에서 적극적인 기부를 하고 있다.
한편 사랑의열매 세종지회는 올해 5개 단체 가입 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친목도모와 기부라는 두 토끼를 잡기 위해 지역사회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무처장은 “최근 친목 및 운동, 팬클럽 등 모임들이 나눔리더스클럽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나눔리더스클럽을 통해 친목도 다지고 건강도 챙기고 팬심도 키워나가면서 기부까지 동참하는 사례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