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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해외투자 비상…외화 유가증권 올해만 2조↓


입력 2022.06.15 06:00 수정 2022.06.14 10:4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금융 불안에 자산운용 '미궁'

투자 수익률 부진 속 이중고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 규모가 3년 반 만에 최소 수준까지 축소됐다.ⓒ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 규모가 올해 들어서만 2조원 넘게 줄어들면서 3년 반 만에 최소 수준까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에 대한 해외 자산운용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련 투자가 잠시 활기를 띄는 듯 했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브레이크가 걸린 모습이다.


해외투자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산운용 수익률 부진을 둘러싼 생보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23개 생보사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총 96조397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1% 감소했다. 액수로 따지면 2조266억원 줄어든 것으로, 2018년 9월 말 이후 최소치다.


주요 생보사별 추이를 보면 우선 한화생명의 외화 유가증권 보유량이 15조854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6% 감소했다. 교보생명의 해당 금액도 16조3868억원으로 5.7% 줄었다. 3대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만 19조8285억원으로 9.0% 증가했다.


3대 생명보험사 외화 유가증권 자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생보업계가 글로벌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는 배경에는 여의치 않은 대내외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연착륙 과정에서의 혼란 등 금융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보험업계의 해외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규제 완화가 이뤄진 이후 도리어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는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5월 국회에서는 보험사가 운용할 수 있는 해외자산 비율을 이전보다 크게 늘릴 수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보험사의 해외자산 운용 비율을 총자산의 30%에서 50%로, 특별계정은 총자산의 20%에서 50%로 각각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로 생보업계의 해외투자는 해당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직후 잠시나마 활성화되는 모양새였다. 지난해 말 생보업계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103조6140억원으로, 같은 해 상반기 말보다 2.7% 늘어난 바 있다. 액수로 따지면 반 년 새 2조8001억원이나 증가한 규모다.


가뜩이나 생보사의 자산운용 효율은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투자의 부진이 한층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보업계의 투자영업이익은 6조8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은 7.06%로 같은 기간 대비 3.93%p나 낮아졌다.


특히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이 다가오면서 생보사로서는 투자 효율 개선이 시급한 입장이다. 내년부터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금 적립 부담은 한층 커지게 된다. 생보사들이 투자 수익률 개선을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눈을 돌려야 했던 배경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을 앞두고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이 절실해진 와중 글로벌 투자시장의 환경이 극도로 나빠진 현실은 생보사에게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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