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표절 사례 제보 받는다"
KBS "취재 통한 고유의 창작물"
KBS2 새 예능 프로그램 '요즘 것들이 수상해'(이하 '요상해')가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이하 '요즘사')의 기획의도, 로고 등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KBS 측은 표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기있거나 새로운 아이템이 있다면 방송사들이 조금씩 변형해 너도, 나도 가져다 쓰는게 관행처럼 굳어진 현재, '요즘 것들의 사생활'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고,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파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은 2017년부터 세상이 말하는 정답 말고 MZ세대들의 나다운 삶의 레퍼런스를 기록하고 있는 인터뷰 채널이다.
'요즘사' 측은 제호와 로고디자인, 기획의도에서 사용된 워딩과 메시지, 출연진들이 상당히 유사한 점을 들어 기획 단계부터 요즘사 콘텐츠를 모티브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요즘사' 측은 담당 PD에게 유사성에 관련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참고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요즘사' 측은 프로그램을 만들며 자료 조사 하면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찾지 못했다는 점과 출연자까지 겹치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뷰와 관찰 예능이 포맷상 표절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외의 요소들이 누구나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면 사전 절차로 허락을 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KBS는 '요즘사' 측의 주장이 확산되자 보도자료를 배포해 다시 한번 표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KBS 측은 "MZ세대를 연구하는 다양한 기관과 전문가들을 만나 정식으로 자문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오랜 기간 복잡한 절차를 통해 단계별로 기획이 이뤄졌다. 인터뷰 중심으로 진행되는 해당 유튜브 채널과 MZ세대의 일상 관찰을 포맷으로 하는 저희 프로그램의 차이는 명확하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스태프의 끈질긴 취재와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고유의 창작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요즘 것들'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책, 신문, 방송에서 관용적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해명했으며 출연자 중복과 관련해서는 이미 많은 방송 프로그램, 유튜브 등의 웹 콘텐츠, 여러 출판물 등을 통해 소개된 인물이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요즘사' 역시 반박에 나섰다. '요즘사' 측은 기획단계에서 출연제의를 받았던 출연자로부터 사전 인터뷰 당시 제작진이 자신의 다른 저서나 자료는 체크하지 않고 '요즘사' 인터뷰집'의 복사본을 들고 와 그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했다는 제보를 공개했다. KBS 측이 기획 단계에서 '요즘사'를 참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아이템, 표절 유사성을 놓고 방송사 간의 대립 혹은 방송사와 단체들의 대립은 과거에도 빈번하고 존재했다.
지난해 방송한 JTBC '바라는바다'는 문화예술단체 '재주도 좋아'의 상표권을 침해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주도 좋아'는 한수풀 해녀학교를 통해 만난 이들이 바다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만든 문화예술 단체로, 2013년부터 '바라던 바다'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2018년에는 재생플라스틱으로 만든 LP '바라던 발매'를 발표했다.
'재주도 좋아' 측은 '바라단 바다' 명칭과 콘텐츠를 허락없이 사용했다며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JTBC 측은 사전에 '바라던 바다' 프로젝트를 인지한 바 없고, 현행 상표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바라던 바다'라는 명칭과 프로그램 내용 등은 모두 범용성이 짙어 고유성이나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요소라는 점을 근거로 됐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종영 후 명칭을 추가로 사용할 계획이 없다며 상호원만한 해결을 바란다고 유감을 표했다.
MBC '아무튼 출근'의 명칭도,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번갈아 만드는 '아무튼' 시리즈와 제목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KBS2의 독립출판 예능 '냄비받침'은 독립출판잡지 '냄비받침'과 제목이 똑같아 잡음이 일었다.
상표권, 포맷 유사성을 둔 방송사들과 독립 창작자, 단체의 대립의 공통점은 시간이 지남에 자연스럽게 잊혀졌다는 것이다. '요즘사'들은 이같은 흐름에 돌을 던지고자 한다. 이 문제를 콘텐츠화 시켜 영상을 업로드 할 예정이다. 이에 '요즘사' 측은 방송사의 도용, 표절 피해 사례들을 수집 중이다. 향후 또 이 같은 일이 일어났을 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MZ세대들의 나다운 삶을 레퍼런스로 기록하고 있는 '요즘사'들에게 어울리는 대응 방법이다. '요즘사'들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도용의 허들을 높일 수 있을까. 도용에 대처하는 MZ세대들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