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매각 주관사 JP모건 선정
KT·우리·하나 강력 인수 후보로 꼽혀
MBK파트너스가 최근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는 롯데카드의 20% 지분을 보유한 우리금융지주와 BC카드를 소유한 KT를 유력 인수 후보로 꼽으며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대상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59.83%이며, 2019년 5월 롯데측이 남겨놓은 롯데쇼핑 등의 지분 20.17%도 함께 팔릴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롯데 카드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곳은 KT다. KT 자회사인 BC카드가 수익의 80%를 결제망 제공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데, 기존 회원사들이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며 이탈하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BC카드 수익을 올리고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도 강력 인수 후보다. 우리금융은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보유함에 따라 매각 시 우선검토권을 가지고 있다. 우선검토권은 MBK측이 특정 인수 후보와 롯데카드 매각가에 합의하면 우리금융이 해당 가격 이상으로 인수할지 정하게 되는 권리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천명한 만큼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병해 업계 선두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인수를 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배팅을 할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해외 진출과 관련한 두 회사 간 카드업 성장 전략이 맞물리면서 인수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보,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카드 자회사 경쟁력을 위해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했다 실패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3년전 인수전 고배를 설욕하러 인수전에 다시 나설 수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까지 시장점유율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 등에 이은 업계 5위권에 머물렀으나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향상되면서 순이익이 전년 대비 81% 증가한 874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시장 점유율 2,3위로 올라갈 수 있다.
관건은 매각가다. 롯데카드 몸값은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2019년(1조3810억원)에 비해 두 배 넘게 치솟았다. 현재 IB업계는 롯데카드 인수가를 3조원 수준으로 보는데, 일각에서는 과대 책정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카드 매각가 산정 기준이 되는 자본 총계는 올해 1분기 기준 2조7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4770억원)보다 9.6%, 전분기(2조6719억원)보다 1.6% 증가한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카드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높은 매각가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지 의문”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