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종목 목표주가 10%대 하향
"저점 탈출에도 대외변수 여전"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하던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 확산에 더해 치솟던 환율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며 외국인이 돌아온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주요 증권사들은 저점 도달에 공감하면서도 목표가는 대폭 낮추며 반등세가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5거래일 간 각각 8.08%, 5.15% 상승하며 반등세를 타고 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각각 23.91%, 24.44% 급락하며 부진하던 흐름을 탈피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강세는 외국인의 매집 영향이 크다. 외국인은 지난 5거래일 간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941억원, 310억원이나 순매수 했다. 지난달까지 두 종목을 각각 1447억원, 1207억원 순매도 하던 것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업계에선 두 종목에 대해 저점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는 조언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올해 주가 하락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던 성장률 하락세가 2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네이버는 올해 1분기 3018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4%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영업익이 전분기 대비 8% 줄어든 1587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성장률 감소세는 인건비와 마케팅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성장률 하락 추세는 2분기를 기점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비용 부담이 높은 인건비와 마케팅비는 회사의 전략 의지를 고려해본다면 일부 통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알림톡을 중심으로 한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등 외부 변수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출 및 영업익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는 두 종목에 대한 눈높이 자체는 낮추고 있다. 저점 탈출은 가능해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조건이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7개 증권사가 내놓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는 42만2941원으로 직전 목표가(46만3333원)보다 8.72%(4만392원)나 내려갔다. 카카오의 목표가 낙폭 크기도 비슷하다. 국내 16개 증권사는 카카오의 목표가를 12만5000원으로 잡으며 직전 보다 7.36% 하향 조정했다.
특히, 최근 주가 반등국면에서도 목표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네이버의 목표가를 기존 45만원에서 40만원으로 11.11%(5만원)나 낮췄고, 카카오의 목표가는 14만5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13.79%(2만원) 내렸다.
정호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업종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부정적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 또한 미국 외 지역의 매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네이버에 대해선 "2021년 서치플랫폼 성장률이 높았던 기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성장률 둔화는 우려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파악 된다"며 "2022년에도 두자릿수 광고 매출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에 대해선 "자회사들의 성장이 카카오 그룹 전체 영업익에 얼만큼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면서 "윤석열 정부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성이 자율 규제이며 핀테크와 모빌리티 등 자회사들이 '비즈니스 모델(BM)'을 다변화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