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제품 영업·마케팅 전략 변화
북미, 유럽 등 직판(직접판매) 체제 확대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 사업에서 눈을 돌려 본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집중한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미 탄탄한 점유율을 보이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확장하고 직판 체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CT-P17)'의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신청했으며, 연내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휴미라는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2002년 선보인 자가면역치료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중 하나다. 내년에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셀트리온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을 선점할 경우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플라이마는 고농도 제형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저농도로 개발된 것과 달리 주사액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유플라이마의 허가를 받고 판매를 개시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판매 전략에도 변화를 준다. 이미 네트워크가 구축된 현지 파트너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에 나서는 전략이다. 해외에서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이 하락하자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직판을 선택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유럽 시장 일부 제품에 한정됐던 직판 체제를 전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그동안 파트너사에 맡겼던 '트룩시마' '허쥬마' 등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2종을 올 하반기부터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유럽에 출시한 5개 제품을 모두 직접 판매하게 되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연말 유럽에서 출시될 예정인 전이성 직결장암·유방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CT-P16'은 처음부터 직접 판매에 나선다. 중간 유통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임상 중인 CT-P39(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41(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3(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등은 셀트리온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또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바이오시밀러인 'CT-P47'의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 제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다. 임상 3상은 유럽 내 총 448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CT-P47와 악템라의 유효성과 안전성, 약동학 및 면역원성 등의 비교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였으나 코로나 엔데믹(풍토병 전환) 시대로 접어들자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는 식약처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지만,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국내 공급이 중단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로 코로나 치료제 사업이 크게 중요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본업에 충실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