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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코로나 시대… 진단업계 '살길 찾기' 분주


입력 2022.05.15 06:00 수정 2022.05.13 17:52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진단수요 급감 우려… 지속 성장 '빨간불'

SD바이오센서·씨젠 등 '포스트 코로나' 대비 포트폴리오 다각화

코로나19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린 진단키트 업체들이 새로운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자료사진) ⓒ씨젠

코로나19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린 진단키트 업체들이 새로운 활로 찾기에 분주하다. '역대급 호황'으로 쌓아올린 현금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5일 진단업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는 올 1분기 매출 1조3884억원, 영업이익 619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 매출 1조1791억원을 기록한 이후로 2분기(7804억원), 3분기(5267억원), 4분기(4438억원)까지 내리 하락했다가 올해 1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진단 수요가 급증한 것이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진단키트 기업 씨젠 역시 올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씨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515억원, 영업이익 199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3517억원) 대비 28.3%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소폭 상승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23개국에 진단키트 수출이 원활히 이뤄졌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씨젠 관계자는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면서 진단업체들의 실적이 대부분 좋았다"며 "올해 초부터 국내 수요가 급증한 것이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역대급 호황'에도 진단키트 업체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고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업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염병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하거나 아예 신약이나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으로 눈을 돌려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시장 2위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47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3월과 4월에는 각각 독일 업체 '베스트비온'과 이탈리아 업체 '리랩'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들 기업은 현지 체외진단 유통사로 해외 직판을 확대하고 글로벌 유통망을 넓혀두겠다는 포석이다.


또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외에도 말라리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혈당 측정 등 다양한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매독·간염 등 6개 질병 진단 제품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제(PQ) 승인을 받은 상태다.


매출의 90%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진단업체 씨젠은 미국 시장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글로벌 분자진단장비 기업 '바이오라드'와 분자진단 시약과 장비와 관련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동 승인 및 유통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미국 진출을 위한 별도의 제품 개발 과정 없이 곧바로 FDA 승인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씨젠은 코로나19와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하는 장비는 캐나다에서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이외에도 자궁경부암(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진단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진단키트 업체 중 하나인 랩지노믹스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지난 3월 리보핵산(RNA) 기반 항암치료제 개발 업체인 '네오나'와 신약 연구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바이오벤처 '에이비온'의 지분 1.9%도 확보했다. 이어 면역 진단업체 '켈스'의 지분 약 10%도 취득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는 미국 의료영상 인공지능(AI) 분석 전문회사인 HALO 다이그노스틱스와 '액체생검 온코캐치 협약'을 맺었다. 극초기 암 진단 기술인 온코캐치와 영상의학을 접목한 초정밀 스크리닝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EDGC가 개발한 액체생검 온코캐치는 혈액에 존재하는 '세포유리 DNA(cell-freeDNA)' 중 극미량 존재하는 '암세포 유래 순환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를 검출해 극초기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이 밖에 휴마시스는 면역진단에서 분자진단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심혈관계질환 마커(생체표지)·호르몬 마커·암진단 마커 등 제품을 다각화해 코로나 이후의 새 먹거리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단업체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잔치는 끝났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방역조치 완화로 선제검사가 폐지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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