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최대 0.4%p 인상
카뱅·토뱅 수신 44조…증가세 둔화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앞서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하자 여윳돈이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시중은행으로 눈길을 돌리는 고객을 잡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4일과 6일 수신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p 인상했다.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25%로 0.25%p 인상했고,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7%로 0.4%p 인상했다.
1년 만기 자유적금의 경우 2.2%에서 2.4%로 금리를 올렸고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0.2%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3년 만기 자유적금의 경우 2.8%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우대금리가 적용될 경우 최고 연 3.0%의 이자를 받는다.
케이뱅크의 경우, 1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로 0.3%p 올랐으며, 3년 만기 정기예금은 2.8%로 0.4%p 인상됐다. 1년 만기 자유적금과 3년 만기 자유적금은 2.6%, 3.0%로 각각 0.2%p, 0.4%p 올랐다.
토스뱅크는 수신 상품이 연 2% 파킹 통장뿐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예·적금 상품 없이 수시입출금 계좌만 운영하고 있는데 2% 금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아직까지는 금리 인상 계획이 구체적으로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파악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발빠르게 수신 금리를 최대 0.3~0.4% 올렸고, 이로 인해 시중의 뭉칫돈이 은행권 정기예금으로 옮겨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2%대로 오른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도 고객 이탈을 막으려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잔액은 전월 대비 증가했다. 이들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60조639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536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전월 대비 8055억원 증가한 35조9591억원이다. 이들을 포함한 총 수신 잔액은 1802조6847억원으로 0.8% 늘었다. 액수로 따지면 15조1451억원 규모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수신 잔액은 같은 기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수신 잔액은 44조6894억원으로 1080억원 증가했다. 비교적 높은 예적금 금리로 인터넷은행을 찾던 고객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된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손보겠다는 새 정부의 경고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예대금리차가 평균적으로 1~2%p 높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 보다 더 많은 예대마진 수익을 챙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에도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쟁력 있는 혜택을 드리고자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꾸준히 예적금 금리를 인상해왔다"며 "시중은행이 다함께 수신금리를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