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적성 강화해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탈바꿈
매출 전년비 31% 성장했지만 전분기 대비 8% 줄어
카카오가 올 1분기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1% 성장에 그쳐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역성장하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이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올해 카카오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비지인 기반의 글로벌 메신저로 확장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굴한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4일 올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카카오톡의 프로필, 친구, 대화 영역에서 가벼운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서비스들을 기획하고 하나씩 적용해나갈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카카오톡을 접할 수 있다면 비목적성 인터랙션(상호작용)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톡의 장점이자 한계는 강력한 지인 기반이라는 점”이라며"더 큰 확장을 위해서는 비지인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어, 오픈 채팅을 관심사 기반으로 서비스 재정의하고 활성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톡을 단순히 메세지 수신, 발신을 위한 지인 기반 메신저가 아닌, 관심사 기반으로 자유롭게 상호 작용하는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겠단 설명이다.
남 대표는 더 나아가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을 활용해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카카오톡은 텍스트라는 형태소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3차원(3D) 캐릭터보다 중요한 요소를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곧 오픈채팅이 보다 확장된 공간으로 발전돼 문화적, 경제적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오픈채팅 방장이 (채팅을) 유료화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정은 최근 카카오톡 내 쇼핑, 뷰 탭의 성과가 부진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 대표는 “올해 임원들의 주요 워크샵 과제가 카카오톡 뷰, 쇼핑 탭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에 대한 것이었다”며 ”트래픽이 기대보다 높지 않았던 이유는 이용자의 특성이 ‘목적성 커뮤니케이션’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카오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수혜를 입고 매출이 매분기 성장했지만 올 1분기에는 다소 둔화되는 양상이다. 카카오는 올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 영업이익 15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고, 전분기 대비로는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 전분기 대비 49%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9.6%로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하락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3.6%포인트 상승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8860억원이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12% 감소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톡비즈' 매출은 비즈보드, 톡채널을 중심으로 한 견조한 광고 성장과 커머스 거래액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3% 줄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 전분기 대비 2% 감소한 765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토리 매출은 전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240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북미에서 카카오페이지 원작 드라마 '사내맞선'을 필두로 한 플랫폼 거래액 상승과 더불어 일본 픽코마의 신규 라인업 확대로 역대 최고 분기매출을 갱신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금리 인상, 전쟁 등으로 인해 광고 사업이 위축됐고, 2분기 리오프닝 국면 접어들며 패션,뷰티, 여행 업종 중심으로 마케팅 수요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연초 사업계획 수립 대비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 조성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인 외부 환경 변수가 사업 성장성을 둔화시킬 수 있으나 카카오 전반적인 사업 본연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견조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콘텐츠 사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으로 해외 매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궁훈 대표는 취임 시 목표로 내세운 주가 15만원 달성 목표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카카오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보여진다면 충분히 주가는 15만원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주가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 대표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플랫폼 자율 규제와 국회에서 계류된 온라인플랫폼법안 등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정책 동향은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며 카카오 공동체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아웃링크 등 포털 뉴스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