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음주공화국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술을 대할 수 있다. 심지어 주취자에게 관대하기까지 하다.
반면 술로 인한 폐해는 심각하다. 각종 사건 사고가 주취자로 인해 발생하고, 알코올중독자들이 양산된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4910명으로 추정된다. 알코올중독자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불행하고 끔찍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알코올중독자의 가정엔 폭력과 공포가 일상화되어 있고, 이는 사회문제로 곧잘 귀결된다.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01년 한 조사에 따르면 당시 18~64세 알코올 사용 장애 인구는 221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8%로 추정됐다. 음주로 인한 의료비 지출, 조기사망 및 생산성 감소 등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은 14조 9000억 원으로 추산됐고, 특히 음주로 인한 질병 발생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약 2조 8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한국산업간호학회지 제16권 제2호, 2007)
하지만 국가와 사회는 금주정책에 소극적이다. 차라리 음주를 권장하거나 조장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경제 활성화 때문이다. 한해 주세 세입이 3조원이 넘고, 주류 산업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측정하기 어려운 정도로 많다. 주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뿐 아니라, 유통하는 사람들, 주점이나 음식점 등 판매하는 장소와 연관되어 일하는 이들까지 따져야 한다. 여기에 음주 관련 약은 물론 대리운전, 주류 회사 광고 지출까지 따지면 그 숫자는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경제적 이해타산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은 결코 경제적 수치로 계상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국민행복지수가 최하위권에 속한다. 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행복지수를 자랑하는 나라는 부탄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필자는 금주정책이라고 해서 1920년대 미국처럼 전면 금주를 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과음‧폭음을 막아서 국민행복지수를 높이자는 말하고 싶다. 음주에 대한 적절한 규제, 그리고 성교육처럼 학교 교과 과정에 술에 관한 교육을 편성하는 등 제대로 된 음주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매주 2회씩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소설 ‘위대한 알코올중독자’는 음주에 관대하고 주취자에 의한 범죄가 빈발하는 사회에서 금주에 성공한 어느 알코올중독자가 소명의식을 가지고 금주전도사를 자처하며 금주운동, 금주투쟁을 전개하다가 당국의 탄압을 받고 좌절하는 과정을 개연성 있게 그렸다.
필자는 이 소설을 통해 음주‧금주정책에 대한 당국의 고민을 요청하고, 부지불식간에 음주 폐해를 저지르는 술꾼에게는 절주‧금주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며, 그런 술꾼의 가족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한다.
[알림 1] 소설 ‘위대한 알코올 중독자’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데일리안 지면과 포털사이트를 통해 독자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저자 박태갑 작가는 소설을 통해 술에 대한 위험성과 술과 관련된 사회의 시스템에 대해 고민을 던질 예정입니다.
[알림 2] 소설 속 등장하는 대한민국 정치단체, 사회단체, 기업들, 집회 상황, 사회 현상 등은 현실과 무관한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졌으며, 정치적 성향 역시 소설의 주제와 맞게 작가가 구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