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이어 단 한 건도 北과 군사적 충돌 없었다"
"대화·외교에만 치중? 강한 국방력 위해 노력해"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우리는 혼신의 노력을 다해서 대결의 국면에서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켰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지금까지 평화와 안보를 지켜 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 제기돼 온 '문재인 정부=안보 무능 정부'라는 비판에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 주요 직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우리가 평화, 안보, 이것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평화와 안보라는 것이 마치 공기처럼, 그냥 저절로 있는 것처럼, 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당연한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정부 출범 그 초기에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그것으로 인해서 빚어졌던 우리 한반도의 위기, 그리고 또 북한과 미국 간의 강대강 대치로 빚어졌던, 말하자면 금방 폭발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의 상황"이었다며 "우리는 대화와 외교에만 의존하거나 치중한 것이 아니라 항상 어느 때보다 강한 국방력을 유지하고 상승시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국방비 예산을 증액하고, 또 많은 방위력 개선에 투자를 하고, 이래서 세계적으로 종합군사력 6위라는 그런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며 "그렇게 강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 대화와 외교, 또 힘을 바탕으로 한 평화, 그런 것을 이룰 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애써서 지켜온 그런 평화와 안보 덕분에 우리 정부 5년 동안 우리는 단 한 건도 북한과 군사적 충돌이 없는 그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그것은 노무현 정부 이어서 두 번째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역대 과거 정부에서 천안함, 연평도, 목함지뢰 같은 여러 군사적 충돌이 있었고, 그 때문에 항상 전쟁의 공포들이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정말 우리가 얻은 아주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지금 최근의 북한이 ICBM 발사나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여러 가지 징후들을 보면 이제 다시 또 한반도의 위기가 엄중해질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과거 우리 정부 출범 초기에 겪었던 것과 같은 그런 비상한 상황이 정권 교체기나 다음 정부 초기까지 계속될 수도 있겠다라는 그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우리 군이 빈틈 없는 방위태세를 잘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선 국면에서부터 이어져 온 야권의 '안보 무능'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평화가 힘 없이 말로만 되느냐"는 등의 공세를 폈는데,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육군2사관학교 57기 졸업·임관식에 참석해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도 "노무현·문재인 정부 땐 한 건도 북한과 군사적 충돌이 없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땐 천안함, 연평도 등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며 "누가 평화와 안보를 잘 지켰나. 진보정부가 훨씬 잘 지켰다. 그럼에도 막연히 진보는 안보에 무능하다고 딱지를 붙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무실 이전 때문에 빈틈 없도록 철저한 방위 태세 유지해달라"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대통령 집무실·국방부·합동참모본부 이전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대통령 집무실의 이전과 그로 인한 국방부와 합참의 이전, 이런 것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부분에 빈틈이 있지 않을까 이런 염려들을 국민들이 하시는데, 그런 걱정을 하시지 않도록 더 철저한 방위태세를 유지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겠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5년간의 우리 군이 이룬 안보, 평화 성과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또 그것이 다음 정부에까지 그런 평화와 안보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우리 군이 중심적인 역할을 잘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김정수 해군참모총장, 김승겸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김정수 육군 제2작전사령관, 안준석 지상작전사령관,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 강동훈 해군작전사령관, 최성천 공군작전사령관, 이상철 군사안보지원사령관 등 총 16명의 군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