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49.46% 득표하며 경선 승리
"박심·윤심 논란에 내심 걱정 많았다"
보수의 '심장'서 차기 대권 교두보 마련
본선 투표율·득표율로 '표심' 입증 과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김진태 전 의원이 당내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23일 공천장 획득에 성공했다. '하방'을 선언한 홍준표 의원은 대구시장 후보에 오르며 차기 대권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고,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지사 선거 본선에 오른 김진태 전 의원은 화려한 정계 복귀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마음고생이 있었던 듯 홍 후보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뒤 "아직 후보로 확정이 되지 않았고 최고위원회 의결을 해야 한다"며 "2014년 경남도지사 경선 때도 통과하고 난 뒤에 최고위원회에서 2주 동안 의결을 해주지 않았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당초 홍 후보가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던 전망과 달리,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은 적지 않은 변수가 노출됐었다. 최종 10% 감산으로 정리됐지만, 처음 공관위 발표에서는 현역의원 출마 10%, 무소속 출마 경험자 10% 등 합계 20%의 패널티가 홍 후보에게 적용되며 어려움에 처했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유영하 변호사가 출마하면서 난관을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과의 만남 자리에 유 변호사를 배석시키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유 변호사와 김재원 최고위원의 막판 단일화 시도가 이어지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홍 후보는 "하도 박심(朴心)을 팔고 윤심(尹心)을 팔아서 시민들의 선택이 어떻게 될까 사실 저도 좀 걱정을 했다"며 "지난 대선 때도 국민 여론에선 11%나 앞서고도 당심에서 참패를 했기 때문에 그 트라우마가 조금 남아있었다"고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결과는 홍 후보가 49.46%(감산 10% 반영)의 득표율을 기록, 김 최고위원(26.43%)과 유 변호사(18.62%)의 합계치를 상회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차기 대권도전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관건은 투표율과 득표수다. 대구는 전통적인 국민의힘 강세 지역으로 본선 승리는 당연시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다. 무엇보다 본선 상대인 민주당 서재헌 후보는 체급이나 인지도에서 홍 후보에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대구시장이 홍 후보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지 않느냐"며 "압도적인 득표력을 보여줘야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진태, 난적 황상무 꺾고 본선행
컷오프 후 5·18 사죄까지 기사회생
원조친노 이광재와 본선 맞대결
"尹정부 정권교체 강원도에서 완성"
같은 날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로는 김진태 전 의원이 선출됐다. 김 후보는 58.29%의 득표율로 경쟁자인 황상무 전 KBS 앵커(45.88%)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황 전 앵커는 윤석열 당선인 캠프 TV토론 협상단장 출신으로 '윤심'(尹心)으로 통했며 선전했지만, 정치신인으로서 지역 터줏대감인 김 후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천장 획득에는 성공했지만, 김 후보 역시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5.18 관련 과거 발언으로 발목이 잡히며, 공관위로부터 컷오프 조치를 당한 것. '서진'을 중요하게 여기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도부의 기조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김 후보는 단식 배수진을 쳤고, 공관위로부터 '사죄' 조건부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는데 성공한다. 그는 즉각 "앞으로 다시는 5.18 민주화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며 "이 일로 상처받은 국민에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공관위 관계자는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무난한 본선 승리가 예상되는 홍 후보와 달리 김 후보의 경우 쉽지 않는 본선 승부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전날 이광재 의원을 전략공천하며 강원도지사를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의 원조친노이자 민주당의 오랜 주류로 통한다. 2010년 지선에서는 강원도민의 선택을 받아 도지사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최문순 도지사가 내리 세 번 당선되는 등 민주당 지지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강원도에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비로소 윤석열 정부로 바뀌는 정권교체가 된다"며 "동갑인 이 후보나 저나 서로 우여곡절 끝에 본선에 오르게 된 만큼 강원도를 위해 누가 제대로 일할 후보인지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