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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언제든지 코로나 치료할 수 있을 때까지 마스크 벗으면 안 된다"


입력 2022.04.21 05:26 수정 2022.04.20 21:26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정부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 5월초 결정…시민들 의견 분분

"실외 해제되면 실내서도 안 쓰는 사람 늘어날 것" vs "거리두기 해제됐으니 실외 마스크 벗어도 돼"

전문가 "가을에 새로운 변이 예상…실내는 시기상조, 실외 마스크도 단계적으로 해제해야"

"아직 지역사회 감염자 많아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도 부적절"…인수위 "보다 신중해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 대한 '예방접종 인센티브'가 시행됐던 2021년 7월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에 마스크를 손에 든 시민이 휴대폰을 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를 5월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외 '노마스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도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는 의견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상황에서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전면 해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0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5월 초 실외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도록 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거리두기 조치 해제 이후 2주간 방역 상황을 고려해 다음주 중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현재 실내에서는 전체 공간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실외에서는 2m 이상 거리두기가 유지되지 않거나 집회, 공연, 행사 등 다수가 모이는 경우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시민들 대다수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도 코로나가 종식된 것은 아닌 만큼 계속 마스크를 쓰겠다고 밝혔다. 직장인 박모(30)씨는 "솔직히 사무실에서 개념 없는 상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는데 상사라서 뭐라고 말도 못하고 혼자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실외 마스크까지 안 쓰게 되면 '나 하나쯤이야 안 써도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하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계속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이상하게 마스크를 쓰고 나서부터는 독감에 안 걸렸다"며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 되는데 마스크를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더라도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스크를 써서 답답한 부분은 있지만,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7월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의 모습이 그려진 공사 담벼락 앞으로 마스크를 쓴 시민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반대 의견을 가진 시민들도 만만치 않았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식당·카페에서 마스크 벗고 음식을 먹고, 집에 갈 때 마스크 쓰는 게 무슨 방역인가 싶다"며 "이제 곧 여름이라 날도 더워지고 마스크가 답답하다.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꼭 쓰더라도 야외에서 운동할 때나 특정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30)씨는 "마스크를 쓰니 화장을 안 하고 다녀서 편하기는 한데 얼굴에 자꾸 뭐가 난다. 하루 빨리 마스크를 벗고 싶다"며 "거리두기도 모두 해제된 마당에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미국이나 영국에선 이제 실외에서 마스크 안 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전면 해제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민들이 날씨도 더워지고 실외에서는 감염되는 사례가 제한적이다 보니 방역당국에서도 실외 마스크 해제를 먼저 고려를 해보는 것"이라며 "확진자들이 5월에도 계속 나올 것이고, 가을에 분명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실외 마스크를 해제한다면 거리두기처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실내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다. 우리나라만 해제를 한다고 하면 다시 해외 입국에 의해 감염자가 또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됐을 때 실내 마스크 해제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엔데믹의 기본 조건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언제든지 치료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기반이 아니다. 당분간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도 부적절하다"며 "아직 지역사회 감염자가 많이 나오고 있고, 이미 실외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안 하려는 사람들이 생겨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사람의 수가 줄어야 한다. 야외도 장소나 상황이 많이 달라 구체적인 분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엄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다면 고위험군의 경우 사람 밀도가 높은 야외 공간에서도 착용을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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