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조선가 지수 156.17포인트…16개월 연속 상승
“올해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량 전년비 66% 감소…3Q부터 선가 하락 전망”
수주 선박 내년 본격 인도…“선가 올해 정점 찍고 내년부터 하락 전환”
조선 시황이 호조로 접어들며 신조선가(새로 만드는 선박의 가격)가 계속 오르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까지 뛰며 선가는 본격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다만 내년부터 수주 선박 인도가 시작되며 이 같은 흐름도 꺾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신조선가지수는 전월보다 2포인트(p) 상승한 156.17p를 기록하며 16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1월 127p와 비교하면 23%나 오른 수치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건조하는 배의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크면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부터 선박 발주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해상운송 수요가 늘어나며 LNG선 발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대형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각각 11척, 12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뛰어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2월 대비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LNG선(17만4000m³)은 2억1800만달러에서 2억 2000만달러로, 컨테이너선(1만3000~1만4000TEU)은 1억4850만달러에서 1억4950만달러로 올랐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도 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52.06달러로 연초 125.18달러에서 약 21.5% 올랐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며 조선용 후판 가격도 급등했고, 이에 따라 선가도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신조선가는 올해 고점을 찍고 내년부터 꺾일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은 수주한 LNG선과 컨테이너선들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는 시기인 데다, 발주량 감소 및 운임시장 조정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컨테이너선 가격이 가장 먼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반으로 신조 발주에 적극적이던 컨테이너 선사들이 올해는 속도 조절에 돌입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발간한 1분기 MSI 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조 발주량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143만TEU로 예상된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기존 발주된 선박들이 본격 인도되는 내년에는 신조 발주가 63만TEU에 그칠 것”이라며 “신조선가는 올해 3분기부터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컨테이너 운임은 올해 초부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의 수요 감소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은 건화물선 운임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치솟은 신조선가와 해상 환경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건화물선과 유조선 신조 발주량은 2024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 둔화와 신조선 건조 수요 감소,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2023년과 2024년 초대형 원유운반선 신조선가는 전년 대비 각각 3.9%, 14.7%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조선사들이 양호한 수주 실적을 거둔 것은 지난해 말 협상 진행된 물량이 연초에 쏟아졌기 때문”이라며 “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세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