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만찬서 내각 인선 갈등 봉합
간사단회의 함께 주재하며 덕담
향후 靑 인선, 安 의중 반영할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내각 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위기를 맞았던 인수위가 '깜짝 만찬'을 통한 극적인 갈등 봉합 후 다시금 고삐를 다잡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15일 오전 함께 간사단회의를 주재하고 덕담과 격려를 나누며 협력을 다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회의에선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전날 저녁까지 안 위원장의 사퇴설까지 불거며 갈등 국면이 증폭됐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기류가 연출됐다.
윤 당선인은 모두발언에서 "안철수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이 밤낮없이 고생하는 노고에 깊이 감사하다"며 "각 분과에서 현장간담회와 국정과제 선별 업무로 정말 애쓰고, 내용도 아주 충실해 내 마음도 흡족하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안 위원장 또한 "윤 당선인이 직접 간사단회의에 참석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윤 당선인이 1주일에 2번 간사단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역대 인수위 중 가장많은 회의를 하고 있고, 알차게 논의한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화답했다.
안 위원장은 또 "대통령 당선인이 이렇게 많이 참석해주신 인수위는 이제까지 역사상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윤 당선인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에서 나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윤 당선인의 기대에 부응해 나도 최선을 다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나갈 국정과제를 제대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이처럼 반전의 모습을 보인데는 전날 저녁 이뤄진 깜짝 회동이 계기가 됐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공동정부 운영 기조 현실화를 위해 안 위원장이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건넸고, 안 위원장도 이에 수긍하며 갈등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수위 출근길에서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지만, 다시 국민께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보건의료·과학기술·중소벤처·교육 분야에 대해 더 깊은 조언을 드리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 측은 안 위원장과의 약속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향후 단행될 청와대 인선에서 안 위원장의 의중을 한층 더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 위원장이 어제 만찬 회동에서 말씀하신 과학·벤처·보건복지 분야 등 안철수 위원장이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좀 더 자세히 조언을 구하고 참고하겠다"라며 "후속 인선에서도 이런 부분을 많이 반영해 더 좋은 인재를 국민에게 선보일 것"이라 강조했다.
인수위 관계자도 "안 위원장이 추천하는 인사가 인선에 반영될 가능성이 당연히 있다"며 "과학·벤처·보건복지 분야가 아니더라도 안 위원장이 추천하는 인사에 대해 같이 협의하고 윤 당선인도 더 심도 있게 얘기하며 경청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무에 복귀한 안 위원장은 이르면 오는 17일부터 주요 분과별 사안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실시하며 국정과제 선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17일에 안 위원장이 언론에 의견을 발표한다"라며 "부동산 관련해 인수위 입장도 어느정도 정리됐고 취합 됐다. 다음 주부터는 가능하면 1일 1브리핑으로 각 분과별로 중요한 발표를 하는 스케줄을 잡아보려고 할 것"이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