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와 협상 막바지…t당 20~25만원 수준 인상 예상
조선사 협상은 난항…후판가 줄다리기 계속
국내 철강사들이 완성차업계·조선업계와 상반기 철강재 납품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업체와의 협상 가격은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반면,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협상은 여전히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과 현대자동차·기아 등 완성차업체의 자동차 강판 가격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가격은 t당 20~25만원 가량 인상된 140~15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t당 30만원 인상, 완성차업계는 10만원대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상반기 t당 5만원, 하반기 t당 12만원 등 4년 만에 자동차 강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은 t당 120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완성차업체와의 협상은 마무리 단계인 반면 조선사와의 가격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후판 가격의 동결·인하를 예상했던 조선사들과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철강사들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조선용 후판 가격은 상반기 t당 80만원에서 하반기 t당 110만원 선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후판은 선박 건조가격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조선사에 큰 부담으로 이어진다.
조선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주 호황으로 이미 2~3년치 수주잔고를 채웠지만,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2년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점, 조선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추가 가격 인상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철강업계가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59.25달러로 연초 125.18달러에서 약 27.2% 올랐다. 지난해 11월 89.83달러까지 떨어졌던 가격은 5개월 넘게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월 이후 t당 500~600달러까지 급등했던 유연탄 가격 영향은 5~6월 이후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원재료 가격 급등은 2~3분기 본격 반영될 예정”이라면서도 “수요 개선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아닌 만큼 급등한 원재료 가격을 온전히 판가에 반영하는 수준의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