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에버턴 원정 패배 후 라커 향하는 길에 어린 팬에게 '만행'
진정성 없는 사과 뒤 '사우나 사진' 업로드..여론 악화 속 경찰 조사 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의 ‘소년팬 휴대폰 패대기’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 9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 원정경기를 마친 뒤 큰 실수(?)를 범했다.
맨유 원톱으로 나섰지만 득점 없이 슈팅 2개에 그치며 팀 패배를 막지 못한 호날두는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길에 사인을 요청하는 소년팬 손에 든 휴대전화를 손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은 충격으로 부서졌고, 주변 관중들도 당황했다. 슈퍼스타가 사인을 요구하는 어린 팬의 요구를 차갑게 뿌리친 것을 넘어 핸드폰마저 부숴버리는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해당 상황이 담긴 영상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호날두가 손을 내려친 팬이 자폐증을 가진 에버턴 소년으로 밝혀지면서 여론은 더 분노했다.
영국 머지사이드 경찰은 이번 폭행 사건의 영상을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13일 미국 ESPN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에버턴 구단과 함께 CCTV 영상을 검토하고 있고, 당시 범죄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광범위한 목격자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람인 호날두도 소년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긴 했다. SNS로. 호날두는 사건 발생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려운 순간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은 인내하며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젊은이들을 존경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과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피해자를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경기에 초대해 스포츠맨십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적었지만, 피해 소년 측 부모는 거절했다. 오히려 소년의 어머니는 영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호날두의)사과는 나를 오히려 더 화나게 했다. 무례했다. 사과는 SNS에 올릴 게 아니라 내 아들에게 직접해야 하는 것”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사과의 진정성 논란까지 불이 붙은 가운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호날두는 여유롭다. 호날두는 사과문을 올린 뒤 몇 시간도 경과하지 않아 사우나에서 땀 흘리며 웃는 사진을 업로드했다.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은 호날두를 향해 현지 축구팬들은 아동 학대 혐의까지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