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약세 ‘지지부진’
외국인·기관 매도세 지속…글로벌 금리 인상 영향
높아진 밸류에이션…대외 변수 상존에도 상승 압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호 실적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반등 시기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의 주가 흐름이 대외 환경 변수의 영향 탓으로 실적은 긍정적인 만큼 시기가 문제일뿐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0.73%(500원) 하락한 6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5거래일만에 2.3% 하락한 것으로 7만원대 후반에 형성됐던 연초 주가와 비교하면 10% 이상 빠진 것이다.
1분기 호 실적에도 주가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77조원과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76억5700억원)를 뛰어넘는 역대 분기 최고,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지난 2018년(15조6400억원)에 이은 두 번째 높은 수치였다.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였던 매출 75조823억원과 영업이익 13조1031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양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가가 11만3500원에 마감하며 전일대비 0.44%(500원) 상승했다. 3거래일만에 상승이었지만 12만원 중후반대를 유지했던 연초에 비해서는 역시 주가가 약 10% 가량 빠진 상황이다.
이달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도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매출 11조원대, 영업이익 3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전년동기(매출 8조4942억원‧영업이익 1조3244억원) 대비 큰 폭의 실적 상승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메모리 반도체에 겨울이 다가온다며 다운사이클(업황 하락)이 우려됐던 상황이 빠르게 반전되면서 봄이 빠르게 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양사의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면서 올해 역대급 실적 달성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과 달리 주가의 봄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대외환경 변수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주가가 실적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국가들에서 수십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도래하면서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실적은 선방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경계감 확산 속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도세로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1위(1조6355억원)와 3위(3993억원) 종목으로 기관에서도 1위(2조2609억원)와 3위(3072억원)로 동일했다. 이달 들어서도 4거래일간 외국인과 기관은 양사 모뚜에서 순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현재의 주가 흐름이 대외 변수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양사의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긍정적인 만큼 시기가 문제일뿐 반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긴축 정책 등 대외 변수가 상존하지만 이르면 2분기 중반,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안정적인 상승세에 진입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당히 높아져 있어 향후 주가 반등 가능성은 충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매크로 이슈만 어느정도 해소되면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