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맞춰 명예로운 임기단축 선택
'성공한 원내대표' 일막 장식, 향후 행보 주목
'당대표 염두' 질문에 "중심축에서 역할"
후임 원내지도부에 '수평적 당청관계' 강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4월 말까지가 임기지만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출 원내대표를 조기에 선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명예로운 임기단축을 선택한 셈이다. 압도적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정권교체를 이끌어내며 성공적인 임기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7일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과 상식이 살아 있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켜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선거 승리의 기쁨만큼이나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대선 승리가 우리만의 축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은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나가겠다"며 "어느 자리에 있든 국민 여러분의 주름을 펴드리고, 민생 현장에 온기를 드리는 정책과 입법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4선 국회의원과 울산 시장을 역임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운 김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당에 부족한 무게중심을 잡고 안정감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압도적 다수인 민주당을 상대로 여론 우위를 점하는 전략으로 정권교체에 힘을 보탰다. 협상을 통해 민주당이 독식했던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시 정상화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김 원내대표는 "100여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믿을 구석은 오로지 국만밖에 없었다"며 "민심에서 멀어지면 정권교체는커녕 당의 존립 근거가 위협받는다는 믿음으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성공한 원내대표로 임기를 마치면서 당대표 출마를 포함해 향후 정치적 미래가 밝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성공이 단초가 되겠지만, 지도자를 선출하고 인물도 배출해내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중심축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적극적·능동적으로 찾아나가도록 하겠다"고 그 가능성을 열어 놨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 대표에 대해서는 "우리당의 지지율을 확보하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 역할에 대해 소홀히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단점 보다는 장점을 내세워 공동의 자산으로 불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이 대표는 "지도자로, 중재자로, 언제나 저에겐 선배로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 원내대표에게 당은 앞으로도 많이 의지하고 더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 행보를 꾸준히 응원하겠다"고 덕담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8일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와 호흡을 맞출 새 원내지도부를 선출한다. 4선의 권성동 의원과 3선의 조해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각자의 비전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하는 중이다.
김 원내대표는 다음 지도부를 향해 '수평적 당청관계'가 중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과 행정부와 여당 사이에는 서로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이 반드시 전제된 상태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은 협력은 공멸을 길로 간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며 "긴장관계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업하는 기반 하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