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충격적…독립적 조사 요청 지지"
안보리 발언서 러 직접 지목은 안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그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인도가 '부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첫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언론은 6일(현지시간) T.S. 티루무르티 주유엔 인도대사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부차 학살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런 학살을 명백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티루무르티 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한 독립적인 조사 요청을 지지한다"며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경우 외교가 성공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널리 채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티루무르티 대사는 이번 안보리 발언에서 러시아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인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현지 민간인 희생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어떤 뜻도 표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도 적극적으로 수입하는 등 '친러'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왔다.
인도는 중립 외교를 펼쳤던 과거 냉전 시대부터 미국보다는 러시아(옛 소련)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방 분야의 경우 러시아는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각별하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티루무르티 대사의 이번 발언에 대해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 표명에 인도도 동참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 군대 철수 후 두 손이 결박당한 채 근접 사살을 당한 시신을 비롯해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되며 민간인 학살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에 대해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