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문제·한미동맹 등 논의 예정
'바이든 美대통령 면담' 여부 관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격인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이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표단은 이번 방미 일정에서 연합방위태세 등 군사, 미중관계, 한미일 3국 협력, 경제안보 등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미국과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워싱턴DC행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발했다. 대표단의 잠정적인 방미 일정은 5박7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정부와 바이든 미 행정부의 한미동맹·한반도 문제·동아시아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사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할 대표단은 미국 조야의 정책 입안·집행자들과 접견을 가질 예정이다.
앞선 사례들을 고려하면 미국 국무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행정부 핵심 관계자들과 의회 지도자, 싱크탱크 전문가 등과도 만나 한미 간 외교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에선 이번 대표단 방미가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 성격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단은 윤 당선인의 한미관계 관련 메시지를 미국 외교관계자들에게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형식을 어떻게 하든 당선인의 뜻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대표단이 미국과 실질적 정책협의를 하기 위한 역할을 담당하는 성격이 강한 만큼 접견 성사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은 '당선인 신분으로 특사를 보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상 '특사는 국가수반이 임명해 보내게 돼 있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에 이번 대표단도 당선인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은 '메신저'로서의 특사보다는 실무적인 협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지난 1일 브리핑에서 협의단이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하느냐는 질문에 "실질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책임 있는 주요 인사를 만나는 일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단을 이끌 단장은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진 의원이 맡았다.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출신인 조태용 의원은 부단장으로 임명됐다.
박진·조태용 의원 모두 윤석열 정부 외교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차기 정부 외교·안보라인과 미측 인사들의 상견례 성격을 띠게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외에도 미중관계 전문가인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일본 전문가인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미연합군사령부 기획참모차장 및 주미대사관 국방무관을 역임한 표세우 예비역 소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경제안보TF 위원장인 연원호 KIEP 부연구위원, 강인선 당선인 외신대변인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대표단은 미중관계, 경제안보 등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핵실험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