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백신 'GBP510' 출시 임박
안재용 사장 "아직 전세계 36%는 1차 접종도 못 했다" 강조
세포유전자 신사업 진출, M&A 최대 10조 투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올 상반기 국내 허가를 자신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상반기 GBP510의 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국적제약사와 비교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늦어지긴 했지만 엔데믹으로 접어든 상황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뒤늦은 개발로 시장 점유율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 전 세계 인구의 36% 정도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도 하지 못한 상태"라며 "3분기까지 영국,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허가 등을 완료해 국내 포함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GBP510의 임상 3상 시험 대상자에 대한 투여를 마치고 결과를 정리하는 중이다. 이르면 4월 중 결과가 공개된다. 최근 정부는 GBP510 1000만회 분을 선구매하기로 계약했다.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질병청의 접종 계획에 따라 해당 물량을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계약 금액은 2000억원 규모다.
이 백신은 인플루엔자, B형 간염 등 기존 백신에서 오랫동안 활용되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기존에 쓰이던 플랫폼을 활용한 만큼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장(2∼8℃)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해 국내뿐 아니라 저개발국 백신 공급에도 유용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GBP510 외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백신 포트폴리오도 확장한다.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多價)백신',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콤보(Combo)백신',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범용백신, 비강 스프레이 제형 백신 등을 개발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회사는 지속 성장할 것"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종식 후에는 매출과 경쟁력이 하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코로나 유행이 끝나도 회사는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안 사장은 "코로나19 CDMO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2∼3년은 코로나 백신 CDMO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고 이후에는 코로나19 포함한 다른 백신의 CDMO 사업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노바백스와 추가 CDMO 계약을 논의 중이고 이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CDMO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 진출… 인수합병,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
SK바사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사업에도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개발을 진행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접합백신, 소아장염 백신, 장티푸스 접합백신의 임상에도 속도를 내고 외부에서 A형 및 B형 간염, 콜레라 등 신규 백신 후보물질 인수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안 사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하면서 생산성과 품질 측면에서 역량이 강화됐고, 연구개발과 유통에서도 업력을 충분히 쌓았다"며 "인접 기술 영역인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로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데노 기술은 이미 있고, 나머지 필요한 기술 등도 연구개발과 M&A 등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영업활동으로 축적한 현금성 자산 등으로 글로벌 백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 인프라 확충 등에도 투자한다.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L-House'에 3만여평 규모의 신규 부지 증설을 추진 중이다. 2024년 말 준공 후 ▲생산 역량 확대 ▲mRNA 등 플랫폼 다양화 ▲글로벌 수준의 품질 고도화 등을 통해 넥스트 팬데믹 시대의 핵심적인 생산 시설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현지화) 전략도 제시했다. 안 사장은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각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 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며 "현재 중동, 동남아 등에서 다양한 국가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순차적으로 대상 국가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백신 사업을 추진해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글로벌 공중보건을 수호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 세계 백신·바이오 분야의 혁신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