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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서울시의장, 여성가족지원청 신설 제안…윤석열 발목 잡기?


입력 2022.03.29 05:10 수정 2022.03.29 08:10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서울시의장, 여성가족정책실 확대 개편해 청 신설 제안…"성차별 철폐와 성평등 확산 요구에 응답"

서울시의원 "여성가족지원청 신설하면 부서 격 낮아지는데…여가부 폐지 한다니 자기 팔 흔드나"

전문가들 "지방선거 앞두고 이대녀 표심 활용 전략…본격적인 여가부 구하기에 나선 것"

"민주당 소속 의원 다수인 서울시의회, 박원순 사건 2차 가해만 가하다가 이제와 여성정책 선봉?"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데일리안,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여성가족지원청’ 신설 방안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표심을 의식한 선거 전략이자 여가부 폐지의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노골적인 발목잡기라고 분석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는 박원순 사건 등에서 2차 가해만 가하다가 이제와 여성정책의 선봉에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 김 의장은 제306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서울시의 여성가족정책실 조직을 확대 개편해 '여성가족지원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지금 시대는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성차별 철폐와 성평등 문화 확산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마땅히 그런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김 의장의 발언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서울시의원은 "현재 서울시에 여성가족정책실이 1급 부서로 있는데 여성가족지원청을 신설하면 오히려 부서의 격이 낮아지게 된다"며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씀인지 아직 아는 사람이 없는 상태이지만 여가부 폐지를 한다고 하니 자기 팔을 흔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내부에선 정부조직 개편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8일 "조직 개편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올해 하반기쯤 하게 될 예정인데다 여가부 폐지 등 정부조직 개편 상황을 지켜보고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참고하기는 하겠지만 무엇보다 시장님의 철학을 감안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 발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표심잡기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선 막판에 이대녀들이 표를 주면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 근접한 수치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득표했으니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의회의 이대녀 표심 활용 전략으로 이해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아마 오세훈 시장은 윤 당선인 정부 정책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갈 가능성도 크다. 이대남 우선 전략은 이대녀들의 반발도 많이 불러왔다는 측면에서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래서 기존 여성 조직을 손질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여성 친화적인 정책에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가족지원청을 신설하자는 것은 결국 여가부 폐지의 차기 윤석열 정부 정책에 노골적인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며 "나아가 서울시의회 정도 되면 민주당과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고, 그 보조를 맞춰 여가부 구하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 시장 입장을 압박하는 의미도 있는데, 민주당이 잘한 게 없다. 박원순 사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인 서울시의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민주당이 반성해야 할 부분인데, 오히려 2차 가해를 가하다가 이제와 여성 정책의 선봉에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여성 표를 의식한 선거 전략이자 윤석열 정부의 발목잡기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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