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에서 첫 OTT 작품상이 탄생했다. 애플TV+의 '코다'가 오스카에서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깼다.
'코다'는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작품상을 수상했다. '벨파스트', '돈룩업', '킹 리차드', '리코리쉬 피자', '나이트메어 앨리', '파워 오브 도그', '드라이브 마이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듄'을 제친 결과였다.
OTT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으로 작품상을 비롯해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 4관왕을 안았다.
'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가 어느 여름날, 우연히 노래와 사랑에 빠지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감동 가득한 뮤직 드라마다. '코다' 제작진은 "첫날부터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항상 낚시터에 새벽 4시에 모든 출연진과 제작진이 나가야 했다. 폭풍이 와도 배를 계속 띄웠고 션 헤이더 감독은 최고의 캡틴이 되어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랑에 대한 영화 가족에 대한 이 영화를 이 시기에 조명해 주셔서 감사하다. 션 헤이더 감독은 처음부터 훌륭한 감독이었고 함께 작업해서 축복이었다. 이 영화를 세계 모든 곳에서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앞서 '코다'는 미국 프로듀서 조합의 최우수 작품상과 미국 배우 조합의 최고상인 앙상블상, 그리고 미국 작가 조합의 각색상까지 휩쓴 바 있다. 지난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윤여정은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참석해 '코다'의 트로이 코처의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감독상은 12개 부문으로 최다 후보에 지명됐던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켐피온 감독이다. 이로써 제인 캠피온은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허트 로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감독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이 됐다. 93년 '피아노'란 작품으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데 이어 두 번째 후보 도전이 수상으로 이어졌다.
제인 캠피온은 "너무나 유능한 감독들과 후보에 올랐다. 다른 후보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스토리에 깊이 빠질 수 있게, 어떤 세상을 구현해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저는 연출하는 것을 너무 사랑한다. 이번 '파워 오브 도그'에서 많은 배우, 친구들과 함께 하며 많이 배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모든 제작진들과 함께 해 기뻤고 넷플릭스에게도 감사한다. 토마스 세비지를 만나지 못했지만 원작자에게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남우주연상은 '킹 리차드'의 윌스미스, 여우주연상은 '페미 타이의 눈'의 제시카 차스테인이 영광을 안았다. 윌스미스는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나선 크리스 록이 자신의 아내가 탈모증을 앓고 있는 것을 두고 농담 삼은 크리스 록에게 격분하기도 했다. 무대 위로 올라가 폭행을 하고 욕설을 내뱉어 시상식을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윌 스미스는 "리차드 윌리엄스는 맹렬하게 가족을 보호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제가 이 시점에 리차드 윌리엄스를 연기하게 돼 감동이었다. 이 역할은 제게 소명이라고 느껴졌다. 저는 제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할 것을 명 받았다.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가 일종의 사랑의 대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상을 주신 아카데미 측에게 감사드리고 동료, 후보들에게 사과의 말을 하고 싶다면서 끝으로 "아카데미가 내년에도 나를 초대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농담을 건네며 소감을 마쳤다.
이번 오스카는 OTT의 작품이 작품상을 탈 수 있을 것인지에 많은 이목이 쏠려 있었다. 작품상 후보 10개 중 5개가 OTT 작품이었으며 '파워 오브 도그'가 최다 후보 부문에 올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2020년부터 두드린 작품상의 꿈은 애플TV+ 이루게 됐다. 유력시됐던 '파워 오브 도그'는 감독상에 그쳤으며 '듄'이 음향상, 촬영상, 음악상, 편집상 등 총 6개 부문의 상을 가져가 최다 수상작이 됐다.
이날 아카데미 측은 23개의 아카데미상 수상 부문 중 편집, 분장, 음악, 미술, 음향, 단편 영화, 단편 다큐멘터리, 단편 애니메이션 등 8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생중계로 진행하지 않고 녹화로 대체했다. 공연을 확대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는 설명이었지만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이를 인식한 듯 이날 시상식에서는 '007 제임스 본드 60주년 기념쇼', '엔칸토 마법의 세계- '포 굿 데이즈'- '007 노 타임 투 다이' OST 공연, '대부' 50주년 기념쇼 등이 펼쳐졌다.
다음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코다'
▲감독상=제인 캠피온('파워 오브 도그')
▲남우주연상=윌 스미스('킹 리차드')
▲여우주연상=제시카 차스테인('타미 페이의 눈')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코다')
▲여우조연상=아드리아나 아리아나 데보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각본상=케네스 브래너 ('벨파스트')
▲각색상=시안 헤더 ('코다')
▲음향상='듄'
▲촬영상='듄'
▲단편 다큐멘터리상='더 퀸 오브 바스켓볼'
▲장편 다큐멘터리상='썸머 오브 소울'
▲시각효과상='듄'
▲장편 애니메이션상='엔칸토'
▲단편 애니메이션상='더 윈드 쉴드 와이퍼'
▲국제 장편영화상='드라이브 마이 카'
▲단편영화상='더 롱 굿바이'
▲의상상='크루엘라'
▲음악상= 한스짐머('듄')
▲편집상='듄'
▲미술상='듄'
▲주제가상='007 노 타임 투 다이'
▲분장상='타미 페이의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