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3거래일 간 100억 벌고 손 털어
여전히 대선 후 2배 수준인데 '예측불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의 주가가 10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다가 돌연 급락하며 롤러코스터 타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를 보고 뒤늦게 뛰어들어 '고점'에 물린 개인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40분 현재 안랩 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2400원(1.66%) 내린 14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한때 20만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타며 하루 동안 17.52% 급락했다.
대선 이후 안랩 주가 흐름을 보면 여전히 2배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대선 직전인 지난 7일 마감 기준 6만7000원을 기록한 뒤 18일에는 10만1700원을 기록하며 열흘만에 10만원선을 넘어섰다. 안랩은 전날에도 상한가로 17만58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에 임명되면 보유주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새 주인을 맞는 과정에 주가가 뛸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선 안 위원장의 총리행 가능성이 안갯속에 있지만, 시장에선 '총리급 이상'으로 보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안랩은 대선이 끝나면 제자리를 찾아 내려앉는 기존 정치 테마주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어 주목된다. 통상 대선 테마주는 대선을 전후로 상승폭을 반납하는데, 안랩은 오히려 선거 이후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 외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컴퓨터 보안 업종이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안랩은 사이버보안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투자하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리포트 1장 없는 증권사…외국인 '단타 주의보'
최근 증권시장을 달구는 가장 뜨거운 종목이었지만, 증권사 리포트는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증권가에선 한 목소리로 '예측불가'라고 말하며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국인 단타 창구인 JP모건은 3일만에 지분을 털고 나갔다. JP모건 시큐리티즈는 보유한 안랩 주식이 지난 17일 53만8878주에서 21일 7만9191주로 45만9687주 줄었다고 공시했다. 약 110억원의 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선 외국인투자자들이 가격을 단기간 끌어올린 후 물량을 개인투자자에게 넘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급변동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치 테마주 투자를 합리적인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에 임명되기 위해선 보유중인 회사 지분 18.6%를 처분해야 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본인이나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의 주식 총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이 경우 안랩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