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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추천이사 운명의 날…올해도 '무모한 도전'


입력 2022.03.24 09:55 수정 2022.03.24 09:57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내일 주총서 '4전 5기' 재시도

여론도 주주도 외면한 현실 왜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신사옥 전경.ⓒ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의 이사회 진입 여부가 판가름 날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KB금융 노조는 국회로부터 불어 온 훈풍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로 만들이 위한 다섯 번째 시도에 나섰지만 전망은 이번에도 어둡다는 평이다.


여론도 그들의 편이 아닌 데다 여전히 높은 외국인 주주의 문턱을 감안하면 올해도 KB금융의 노조추천이사 현실화는 무모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다음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새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 이름을 올린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와 김영수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등 2명이다.


이번 KB금융 주총에 금융권 전체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민간 금융사 최초의 노조추천 사외이사 등장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KB금융 사측에서 추천한 후보인 반면, 김 후보는 노조가 선정한 인사다.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시도는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KB금융 노조는 201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KB금융 노조는 과거와 달리진 외부 환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또 지난해 9월 수은이 금융권 최초로 노조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일지.ⓒ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번에도 KB금융 노조가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우선 공식적인 명분 자체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KB금융 노조는 김 후보가 해외 사업에 고전하고 있는 KB금융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가 현 이사회 구성원보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탁월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이반 여론의 시선도 노조에 부정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은행을 중심으로 불어난 대출에 힘입어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거둔 가운데, 이 같은 과실이 직원 성과급 잔치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의 경영 참여 논리가 힘을 받지 못하는 대목이다.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른 민간 금융사의 특성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주주들의 부정적 인식도 걸림돌이다. 앞서 노조추천이사를 등장시킨 수은의 경우 국책 금융기관인 만큼 KB금융의 전례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또 2020년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부결 역시 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과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지금도 이런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KB금융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하면서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라고 투자자에게 권고했다. ISS는 2017년과 2018년에도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반대한 바 있다.


ISS는 "노조는 김 후보의 해외 경험이 이사회에 가치 있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추천하고 있지만, 우리는 경력을 통틀어 그의 핵심 강점이 은행 비즈니스에 있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은행 비즈니스의 전문성은 다른 이사 후보자와 기존 이사들에서도 확인되고, 그의 전문성이 광범위한 해외 사업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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