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 '프레스 다방'
15분간 기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 나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고 있는 풍산개 인수인계에 관해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천막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 깜짝 '커피타임'을 가졌다. 인수위 내부 공간이 부족해 건물 바깥에 설치된 이곳을 윤 당선인은 '프레스 다방'이라고 불렀다. 인수위 정식 기자실은 삼청동 금융연수원에만 있다.
전날 인수위에 취재진을 위해 임시 프레스센터를 마련하라고 주문한 윤 당선인은 이날 출근 도중 기자들과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며 사생활부터 현안 문제까지 격의 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티타임에서 화제가 된 것은 단연 '반려견'이었다. 윤 당선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반려견을 인계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강아지는 일반 선물과 다르다"며 "아무리 정상 간으로 받았다고 해도 키우던 주인이 키우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한 쌍을 선물받아 '곰이'와 '송강'으로 부르며 직접 키웠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받은 선물은 국가귀속으로, 보통 대통령기록관으로 넘어간다. 곰이·송강이는 생물이라 이관이 불가능하다.
윤 당선인은 이어 "저한테 (풍산개들을) 주신다고 하면 잘 키우겠다"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동물을 볼 때, 사람만 생각하는 게 아니고 정을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선물 취지에 맞지 않느냐"고 했다.
곰이·송강이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일화도 전했다. 윤 당인은 "검찰총장 임명장 받으러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차담을 하는데 내 처가 '(북한에서 온) 그 강아지 보고싶다'는 말을 하려고 해서 내가 툭툭 쳤다"고 말했다.
'토리 아빠'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윤 당선인은 현재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는 집무실을 옮기면 반려동물을 어디에서 키울 건지 묻는 질문엔 "한남동 공관을 쓸 생각인데, 늦어지면 서초동에서 키워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당선 후 한 번도 혼밥을 안 했느냐'는 질문엔 "아침도 혼자는 안 먹는다"며 "강아지하고 같이 먹는다. 내가 뭘 먹으려면 와서 딱 쳐다보고 있어서 나눠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용산에)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구내식당에서 제가 저녁에 김치찌개를 한 번 끓여서 한 번 같이 먹자"고 했다.
15분간 '프레스 다방'에 머문 윤 당선인은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뜻을 밝혔다. 그는 "(집무실을 국방부로 옮기면) 1층을 프레스룸으로 하고 자주 가야 되지 않겠나"라며 "그 전에 기자실 자주 가신 분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인데 5년 동안 100회 이상 갔다. 그러면 거의 한 달에 두 번정도는 하셨다고 보면 된다. 가급적 기자님들 자주 뵙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