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野性) 회복 공통 분모…'정부·여당' 견제
'콘클라베' 방식…24일 선거, 계파 대리전 양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의 출마의 변은 문재인과 이재명, 통합으로 압축된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까지 박홍근, 박광온, 안규백, 이원욱, 김경협 의원 등 5명이 출마선언을 했다. 이들 대부분의 출마 선언문에는 문재인과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향한 탄압 수사만큼은 막아내고 국민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으로 지켜야 한다"(박홍근), "문 대통령과 이 후보에 대한 탄압과 정치보복 용납하지 않을 것"(박광온), "문 대통령, 이 상임고문 등 당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도 지켜낼 수 있다"(김경협) 등이다.
시작은 박홍근 의원이었으나, 이후 나오는 후보들 선언문에서도 이들의 이름이 줄줄이 담겼다.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대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는 계파색이 짙은 인물이 많이 출마했다.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계,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계,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 김경협 의원은 이해찬계 친문으로 분류된다.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후보로 나오다 보니 지지자들 간 신경전도 거세다. 이재명 상임고문 극성 지지층은 "박홍근 의원을 뽑으라"는 메시지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 세례를 퍼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윤호중 비대위 논란으로 당내 내분이 극심해진 만큼 '통합'도 주요 키워드로 사용됐다.
단일대오(김경협), 단합(박광온), 단결·화합(박홍근), 통합·단결(이원욱), 한마음 한 뜻(안규백) 등으로, 저마다 이를 표현하는 용어와 방법론은 달랐지만 같은 일성을 냈다.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 등으로 인해 분열됐던 당을 하나로 모으는 게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검찰·언론 개혁, 민생개혁 입법을 지속 추진하는 등 야성(野性)을 회복하겠다는 것도 후보들간 일치하는 부분이다.
민주당은 계파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차용했다. 별도의 입후보 절차가 없고, 각자의 비밀투표로 진행하되 과반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반복되는 방식이다.
또 출마 예정인 의원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허용했지만, 소속 의원이 다른 의원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는 선거 운동은 금지했다.
하지만 사전에 의견 교환을 하지 않을 리 없고, 후보가 어느 계파에 속해 있는지 명확한 만큼 사실상 계파간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