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 8일 만에 '인수위 구성' 완료
출신·배경 제외 '능력' 위주 인사 눈길
안철수 위원장, 추천 인사도 대거 포진
'위기 극복' 통한 국민통합정부 기대감↑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탕평인사로 완성하면서 대선 기간 동안 강조했던 통합정부 밑그림을 그릴 채비를 마쳤다. 배경보단 능력을, 화제성보단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꾸려진 인수위는 향후 윤 당선인을 도와 위기·갈등 극복을 통한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인수위와 함께 이날부터 본격적인 국정운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전날 경제2,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등 3개 분과의 간사 및 인수위원과 인수위 대변인단 인선을 발표했다. 당선 이후 8일 만에 총 24명의 인수위원을 확정지은 것이다.
이번 인수위 인사의 핵심은 탕평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부터, 호남·민주당 출신까지 차별없이 중용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윤 당선인은 한때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했던 인사까지 인수위에 포진시키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인사에 정치적 이념, 지역 갈등 등을 차단하고 전문성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단 윤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탕평인사는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인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다. 광주에서 4선 의원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의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 임명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도 진영을 가리지 않은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과 윤 당선인까지 4명은 17일 오찬, 산책을 함께 하며 국정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무특보로 임명된 전남 고흥 출신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도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유종필 특별고문도 전남 함평 출신으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경력이 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이용호 의원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로 임명돼 윤 당선인을 조력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의 정책을 책임질 실무진은 출신, 배경은 사실상 고려되지 않은 철저히 능력 위주로 꾸려졌다. 외교안보 분과 간사인 김성한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외교안보자문위원과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인 김태효 전 대통령전략기획관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대외전략비서관과 기획관을 역임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인 김창경 한양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냈다.
단일화에 성공한 안철수의 의견이 반영된 인사도 많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과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각각 기획조정분과,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에 포진해 있고, 인수위 대변인으론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신용현 전 의원이 기용됐다. 이외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인 남기태 서울대 교수,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백경란 성균관대 교수, 경제1분과 인수위원인 신성환 홍익대 교수 등이 안 인수위원장이 직접 추천한 인사다.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로는 경제1분과 인수위원인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이 꼽힌다. 안 교수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은 문재인 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헤쳐 가야할 최우선 과제로는 위기 극복이 꼽힌다. 코로나19, 경제, 갈등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해 국민을 통합해 달라는 목소리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열흘 간 '20대 대통령 당선인에 바란다'는 주제로 받은 1만277건의 제안 내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극복' 과제가 40%로 윤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됐다.
이어 ▲미래산업 육성(37%) ▲저출산·고령화 해결(30%) ▲일자리 창출(28%) ▲세제·세정 개혁(25%) ▲기업규제 개선(24%) 등 현실적인 위기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었다. 이를 위해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방역 지침.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소상공인 지원 확대, 금융지원 연장 등은 물론이고 시장 자율성 강화, 돌봄서비스 확대,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 연금개혁에 대한 건의들이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는 대화와 타협으로 상대의 양보를 끌어내고 설득을 통해 자신도 양보하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윤 당선인이 인수위까지 다 꾸린 만큼 이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통합 행보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