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얼굴 찾고 있지만, 인재 없다'"
상대적으로 리스크 적은 유튜브 웹 예능, MZ 세대 기용 실험
현재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등 '잘나가는' 4050 MC들이 TV 예능 프로그램을 양분해 진행 중이다. 특히 유재석과 강호동, 신동엽은 20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약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예능계 메인 MC로 장기 집권 중이다.
현재 유재석은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tvN '식스센스 3' 첫 방송을 앞두고 있으며 강호동은 JTBC '아는 형님', tvN '올탁구나', 채널A '슈퍼 DNA 피는 못 속여'에 출연 중이다. 신동엽은 KBS2 '불후의 명곡', SBS '동물농장'·'미운 우리 새끼', MBC '실화탐사대', tvN '놀라운 토요일'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집권 중인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의 대항마로 활약하는 인물로는 전현무로, 그는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MBC '나 혼자 산다'·'전지적 참견 시점', tvN '프리한19', JTBC '톡파원 25시', MBN '국대는 국대다' 7개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깔끔한 진행 실력과 게스트들과의 케미스트리,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정받은 화제성과 시청률 보장 카드를 쥐고 있는 예능인들이다 보니, 제작진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새로 론칭할 때 이들에게 1순위로 러브콜을 보내고 이들 위주로 새 판을 짠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등과 자주 손발을 맞추고 있는 양세형, 양세찬, 전소민, 이용진, 이진호 등이 프로그램에 기운을 불어넣는 막내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평균 나이 역시 37세이며 많은 프로그램에서 이미지 소비가 됐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소 올드한 인상을 준다.
그나마 예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피의 새 얼굴은 유재석과 함께 '놀면 뭐하니'와 '식스센스'에 출연 중인 러블리즈 출신 미주와 '나 혼자 산다'에 새롭게 합류한 코드코스트 정도다.
제작진들 역시 예능 프로그램의 고령화와 '그 나물에 그 밥'에 대한 고민을 인식하고 있다. 매번 새 프로그램을 시작하거나 패널, 게스트를 섭외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 역시 '새로운 인재'다. 높은 출연료를 절충할 수 있음과 동시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모험을 감수할 정도의 '파격적인 인물'이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변이다.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작가는 "젊은 인재를 선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인물이 없다. 예능에 나오는 사람들이 뻔해졌지만, 새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했을 때 간판 없이 하기도 힘들뿐더러, TV 예능이 새로운 모험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라고 전했다.
TV 예능이 늙어가고 있는 사이, 짧은 시간과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웹 예능은 젊은 인재를 기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Z세대의 상징'이 된 래퍼 이영지는 웹 예능 '영지 발굴단' '힙합 걸 Z'에 이어 최근 종영한 '차린 건 없지만' 시즌 1을 진행했다. 이영지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초대한 게스트들에게 대접하는 프로그램으로 동방신기 최강창민, 트와이스 채영, 청하, 마마무 화사, 10cm 권정열, 아이브 장원영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트와이스 채영이 출연한 편은 236만 뷰를 기록했으며 평균 모든 영상이 100만 뷰를 넘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지만 MZ 세대들에겐 익숙한 미노이도 자신의 이름을 건 웹 예능 '미노이의 요리조리'에서 말 장난 같은 화법과 게스트들과의 케미스트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달의 소녀 츄는 유튜브 채널 '지켜츄 Chuu Can Do It'를 통해 환경파괴에 대한 위기의식을 일깨우고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친환경 웹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한 예능 관계자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예능을 즐겨보냐고 물어봤을 때 TV예능만 이야기 하는 시대는 지났다. TV를 보는 사람은 적어지는데 유튜브의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TV와 유튜브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기용하는 연예인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나이 별로 선호하는 플랫폼이 갈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